전기차 화재·캐즘 악재에 리튬값 추락

입력 2024-08-21 17:34   수정 2024-08-29 15:54


리튬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공급 과잉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전기차 포비아까지 겹치면서 리튬 수요가 더 위축되고 있어서다.

21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 금속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탄산리튬 가격은 전날 ㎏당 69.5위안(약 1만3015원)을 기록했다. 1년 전 202.5위안(약 3만7924원)보다 65.6% 하락한 가격이다. 국제 리튬 시세는 거래 규모가 가장 큰 상하이 금속거래소 리튬 가격을 벤치마크로 삼는다.

리튬 가격은 당초 지난해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사업을 확장하면서 배터리 수요가 급증했다. 리튬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에 들어가는 주요 광물이다. 2022년 11월에는 역대 최고치인 ㎏당 578위안(약 10만8235원)을 넘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리튬 가격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전기차 보급 확대로 주요 광산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리튬 광산 개발에 나서면서 공급 과잉이 빚어졌다.

문제는 전기차 수요가 급속도로 줄었다는 점이다. 내연기관차보다 비싼 가격, 여전히 부족한 충전 인프라에 화재 사고가 잇따르며 전기차 포비아까지 확산했다. 완성차 업체들의 투자 계획 축소도 이어지고 있다. 폭스바겐은 벨기에의 아우디 전기차 공장 폐쇄를 검토 중이고 포드는 캐나다 전기차 픽업트럭 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했다.

전문가들은 리튬 가격이 2028년이나 돼야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저가형 전기차 모델이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해야 리튬 배터리 수요와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의미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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