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는 제약·벤처 협업 성공모델…글로벌 1위 될 것"

입력 2024-08-21 18:13   수정 2024-08-22 01:57

“렉라자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은 유한양행이 국내 1등을 넘어 인류 건강을 위해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하는 데 이정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유일한 박사의 창업 정신 ‘결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21일 인터뷰에서 “가장 좋은 상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게 도움을 주자’는 창업자 정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이라며 “사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넘어서 한 사람의 ‘유한맨’으로서 이 중요한 시점에 함께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평사원에서 사장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1987년 유한양행에 입사한 이후 34년 만인 2021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22대 사장에 선임됐다.

유한양행은 98년 동안 창업자인 고(故) 유일한 박사의 창업이념을 계승하고 있다. 조 사장은 “렉라자의 글로벌 진출을 통해 비소세포폐암으로 고통받는 세계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며 “유한양행은 사기업이지만 공기업처럼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개발 중단에 전쟁까지 겪은 렉라자
렉라자는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세상에 나왔다. 유한양행은 2015년 렉라자를 오스코텍 자회사인 제노스코로부터 후보물질 상태로 도입했다. 도입 과정부터 순탄치 않았다. 조 사장은 “당시엔 유한양행이 신약 연구개발(R&D)에 경쟁력 있는 제약사는 아니라는 인식이 있었다”며 “렉라자를 반드시 의약품으로 만들어내겠다고 약속하고 나서야 제노스코에서 판권을 가져올 수 있었다”고 했다.

렉라자 개발 프로젝트가 없어질 뻔한 위기도 겪었다. 연구소장이 바뀌면서 렉라자 개발 과제가 후순위로 밀렸기 때문이다. 조병철 연세대 의대 교수 등 렉라자의 가능성을 알아본 임상시험 참여 의사들이 렉라자를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유한양행은 연구소장과 임상 책임자를 한꺼번에 교체하는 결단을 내렸고 렉라자 R&D를 재개했다. 글로벌 임상 3상 중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져 또다시 난관에 부딪혔다. 임상 3상에는 러시아 환자 60명, 우크라이나 환자 29명이 참여하고 있었다. 다행히 우크라이나인 1명을 제외하고는 환자 안전을 확보해 임상 3상을 마칠 수 있었다.

조 사장은 “렉라자는 생명력이 정말 강했다”며 “밤낮없이 뛰어다닌 유한양행 임직원, 치료제 개발에 힘쓴 전 세계 연구자들, 환자와 그 가족의 헌신 덕분에 숱한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10년간 50개 벤처에 투자
2년 후 창업 100주년을 맞이하는 유한양행의 목표는 ‘2026년 글로벌 50대 제약기업 진입’이다. 2026년 매출 4조원, 영업이익 4000억원을 내는 게 목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유한양행은 다양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수립했다. 제2, 제3의 렉라자와 같은 블록버스터 신약 후보물질을 조기에 발굴하기 위해서다. 10년 전부터 유한양행은 50여 개 바이오회사에 전략적 투자(SI)를 해왔다. 총 5000억원 규모다. 지난해 말부터 초기 단계 물질을 외부에서 도입한 후 직접 연구를 진행해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신약 파이프라인 33개 중 절반 이상을 외부에서 들여왔다.

유한양행은 대학의 유망한 후보물질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산학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YIP·유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가동 중이다. 비공개 학회로 올해 3회째 개최했다. 유망한 기초 연구 단계의 대학 연구실 과제를 선정해 1년에 1억원을 파격적으로 지원한다.

조 사장은 “학계 바이오벤처 제약사가 성공의 열매를 나누고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하는 것이 유한양행이 추구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이라며 “퍼스트인 클래스(세상에 없던 신약)보다 렉라자처럼 베스트인 클래스(가장 효능이 좋은 신약) 개발에 집중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져 나갈 것”이라고 했다.

글=김유림 기자/사진=강은구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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