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 수가 기존에 집계됐던 것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의 9월 금리 인하와 관련한 시장의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의 7월 고용보고서에서 실업률이 예상 밖으로 빠른 속도로 올라간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나온 통계인 만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컷’(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특히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22~24일(현지시간)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서 금리 인하와 관련된 발언을 내놓으면 시장에선 불확실성 해소로 더욱 환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이 하향 조정된 부문은 전문직 및 비즈니스 서비스 부문이었다. 당초 보고된 것보다 35만8000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레저 및 숙박 및 음식점업 15만 개 △제조업 11만 5000개 △무역, 운송 및 유틸리티 10만 4000개 하향 조정됐다.
이같은 노동시장 냉각은 이미 7월 실업률에서도 예고됐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7월 실업률은 4.3%로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 예상치이자 전월 치인 4.1%를 웃돈 것이기도 하다.
특히 7월 실업률이 치솟으며 경기 침체를 가늠할 수 있는 ‘삼의 법칙’이 발동했다. 미국 경제학자 클로디아 삼이 내놓은 이 법칙에 따르면 미국 실업률의 최근 3개월 이동평균치가 앞선 12개월 중 최저치보다 0.5%포인트 이상 높으면 경기 침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에 따르면 7월 실업률 기준으로 삼의 법칙 지표는 0.53%포인트였다.
하지만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단행할 적기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때 7월 실업률과 같은 한 가지 데이터에 과민반응을 해선 안 된다던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준 총재도 최근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WSJ에 “일반적인 경기 사이클에서 실업률은 로켓처럼 올라가지만 깃털처럼 내려온다”며 “적어도 고용 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하며, 냉각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1995년 단 한 번만 연착륙에 성공했다. 당시 앨런 그린스펀 전 Fed 의장은 금리를 연 3%에서 연 6%로 급격하게 인상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눌렀다. 이후 방향을 빠르게 전환해 6개월에 걸쳐 금리를 연 5.25%로 인하했다.
이미 시장에선 파월 의장이 이번 주 연설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공개된 7월 FOMC 의사록은 “대다수(vast majority) 위원들은 지표가 지속해서 예상대로 나온다면 다음 (9월 17∼18일) 회의에서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빅컷에 대한 기대도 크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선물시장 가격을 바탕으로 시장 참가자들의 정책금리 전망을 집계한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Fed가 9월 빅컷에 나설 가능성은 한 주 전 25%에서 이날 34.5%로 커졌다.
월가에선 잭슨홀 미팅이 뉴욕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본다. 금융시장 분석 회사인 데이터 트랙에 따르면 S&P500 지수는 2010년 이후 잭슨홀을 전후한 2주 동안 평균 0.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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