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급락장이 지나간 후 국내 증시가 회복하고 있지만 식품·화장품주는 좀처럼 반등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 국내 경기는 물론 미국 소비 경기도 점차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음식료품' 지수는 증시 급락세가 진정된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1.34% 오르는데 그쳤다. 이 기간 코스피 업종 지수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저조했다. 코스피지수는 같은 기간 10.9% 상승했다.
화장품주 역시 회복이 더디다. 국내 주요 화장품주를 모은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화장품'은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5.35%, 'HANARO K-뷰티'는 5.69% 올랐다.
올 상반기 식품·화장품주는 북미를 비롯한 해외 수출이 급증하면서 주가가 뛰었다. 삼양식품의 경우 불닭볶음면의 수출이 급증하면서 올 상반기에만 185.2% 뛰었다. 아모레퍼시픽도 북미 시장 성장 기대감으로 상반기 주가가 18.4% 뛰었다.
그러나 미국을 중심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식품주, 화장품주 주가는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주요 업체들은 이미 국내 시장에서는 2분기 이익이 1년 전에 비해 감소했다. 농심의 경우 올 2분기 국내법인 영업이익이 165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대비 38.9%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도 2분기 국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9% 줄어든 152억원에 머물렀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져 있는 상태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이벤트도 없어 화장품주 주가 회복이 더욱 더뎌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미국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1.0% 증가하는 등 예상 대비 강했지만 고용 둔화, 더딘 소비 심리 개선 등을 감안하면 소매판매가 계속해서 이 정도로 강세를 보이긴 어렵다"며 "둔화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