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가속기에 활용되는 반도체 부품인 고다층 인쇄회로기판(MLB) 세계 2위 기업 이수페타시스(대표 최창복)가 대구에 3000억원을 투자해 5공장을 짓기로 했다. MLB는 반도체 등을 전기적으로 연결해주는 인쇄회로기판(PCB)을 여러 층으로 쌓아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반도체 핵심 부품이다.
대구시는 22일 산격청사에서 이수페타시스와 반도체 핵심 부품인 MLB 국내 제5공장 신설에 관한 투자협약(MOU)을 맺었다. 이수페타시스는 달성1차산업단지 2만1344㎡에 약 3000억원을 투자해 MLB를 제조하는 제5공장을 신설한다. 신규 공장에서 생산될 PCB는 지난해 미국에서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해 자국 내 공급망 구축을 추진할 정도로 중요한 품목이다. 이 회사는 고부가 제품인 고다층 PCB 분야 국내 1위, 세계 2위 기업이다.
이수페타시스는 지난해 5월 제4공장 준공 후 1년3개월 만에 5공장을 짓기로 했다. 최근 챗GPT가 보편화하고 인공지능(AI) 가속기와 데이터센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MLB 수요가 몰리고 있어서다.
제5공장이 완공되면 MLB 월 생산량은 기존 1만4000㎡에서 2만2000㎡로 약 1.5배 늘어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 5790억원이던 매출을 2030년 약 1조5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최창복 이수페타시스 대표는 “AI 가속기, 800GB급 스위치와 같은 차세대 제품을 중심으로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며 “선행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 고다층 PCB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수페타시스는 35년간 대구와 함께 성장해온 대표 기업”이라며 “제5공장을 기반으로 우리나라 반도체 사업을 이끌어 AI반도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달라”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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