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약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무소속 후보가 이르면 이번주 대선 도전을 포기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5%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는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손잡으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박빙 판세에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케네디 주니어 캠프와 트럼프 캠프는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네디 주니어 후보의 지지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가 논의의 관건이었다. 지난달 말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 이후 해리스 부통령이 등판해 돌풍을 일으키자 트럼프 캠프에서 케네디 주니어 후보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빠르게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밀워키에서 케네디 주니어 후보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만난 뒤 비공개 논의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케네디 주니어 후보는 23일 애리조나주 유세에서 향후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당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가 애리조나에서 있기 때문에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대선 경쟁 중도 하차를 선언한 뒤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에 합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조카이자 로버트 F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아들인 케네디 주니어 후보는 민주당 경선에 나서려다가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했다. 종전 10~15%에 달하던 케네디 주니어 후보 지지율은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면서 5%대까지 떨어졌다. 케네디 주니어 후보는 해리스 부통령에게도 차기 정부 입각을 조건으로 후보 사퇴 의견을 내비쳤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네디 주니어 후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9∼13일 WP와 ABC방송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케네디 주니어 후보 지지율은 5%로 집계됐다. 해리스 부통령(47%)과 트럼프 전 대통령(44%)의 박빙 구도가 형성된 상황에서 케네디 주니어 후보의 지지 선언은 접전이 예상되는 경합주의 승패를 가를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
이날 케네디 주니어 후보의 사퇴 가능성이 나온 직후 각종 이벤트에 베팅하는 사이트인 폴리마켓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이 52%로 해리스 부통령(47%)을 5%포인트 앞섰다. 15일만 해도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확률이 54%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케네디 주니어 후보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그치지만 민주당·공화당 간에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의 움직임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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