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TV에 적용되는 타이젠 7년 무상 업그레이드로 중국 기업과의 점유율 격차를 벌릴 것이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사진)은 22일 삼성전자 경기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R4)에서 연 브리핑에서 “올해 초 AI 스크린 시대를 선언하면서 ‘AI TV=삼성’이라는 공식을 써나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타이젠은 삼성이 자체 개발한 TV용 운영체제(OS)다. 지난해 기준 2억7000만 대 이상의 삼성 스마트 TV에 적용됐다. 세계 최대 스마트 TV 플랫폼으로, 삼성이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첨병이다. 용 사장은 “AI TV가 냉장고, 에어컨 등 다른 AI 가전을 연결하는 AI홈의 허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TV가 꺼져 있을 때나 사용자가 외부에 있을 때도 TV를 통해 주변기기를 모니터링하고 통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AI홈 시대를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 사장은 이 같은 ‘연결성’이 중국 경쟁사와의 차별화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전 세계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 점유율 28.8%로 1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TCL과 하이센스의 합산 점유율이 22.1%에 달하는 등 중국 업체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7년 무상 업데이트 서비스는 올해 3월 출시된 모델과 2023년형 일부 제품에 적용된다. 삼성은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AI 주도권을 잡기 위해 올해 출시한 갤럭시S24 시리즈에 대해 7년 동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무료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다양한 지시를 한 번에 명령할 수 있는 AI 음성 등 새로운 기술도 처음 공개했다. 이전의 스마트 TV가 한 번에 한 가지 명령만 수행했다면 AI TV는 두 가지 명령을 수행한다. 예컨대 ‘치킨과 형사가 나오는 영화를 찾아주고, 2시간 뒤에 전원을 꺼줘’라는 요구를 한 번에 이해하는 식이다.
내년 초부턴 외국어 방송에 한국어로 자막을 보여주는 번역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CNN 등 영어 뉴스를 볼 때 한국어 자막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사용자가 그날의 감정 등 몇 가지 조건을 선택하면 AI가 그에 맞는 이미지를 추천해 주는 ‘제너러티브 월페이퍼’ 기능도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저시력자 등 장애인의 편의성을 위해 AI 기술로 화면의 윤곽선과 색상을 더욱 뚜렷하게 해주는 ‘릴루미노 모드’ 등을 추가로 선보였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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