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치과 테러' 범행 이유…"보철치료 부위 아파서 분풀이"

입력 2024-08-23 14:12   수정 2024-08-23 14:13


광주 치과병원에 폭발물 테러를 한 70대 남성은 보철치료 이후 통증이 이어진 데 화가 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광주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서구의 한 치과병원 출입구에 부탄가스가 든 상자를 터트린 김모(79) 씨는 해당 병원에서 지난달 중순부터 5차례 진료를 받았다. 보철(크라운) 치료를 받은 김씨는 치료 이후에도 계속 흔들리는 이를 고정하는 시술도 추가로 받았다.

그러다 이달 중순부터 "치료받은 이가 계속 흔들리고 통증이 심하다"며 병원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조사 과정에서도 "통증이 심해 화가 나 범행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병원 측이 환불이나 재시술을 제안하자 김씨는 재시술 날짜를 지난 21일로 예약했으나, 예약 당일 병원에 오지 않았다. 그는 이튿날 광주 광산구 한 주유소에서 인화물질을 구입했다. 그리곤 이를 넣은 통 주변에 부탄가스 4개를 묶어놓은 방식으로 폭발물을 직접 제작한 뒤 상자에 담아 해당 병원을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당시 술을 마셨던 그는 택배를 배달하는 것처럼 행세하며 폭발물이 든 종이 상자를 병원 출입구에 놓아두고 불을 붙여 터트렸다. 김씨는 "(제작 방법을) 어디에서 배운 것은 아니고, 상식선에서 이렇게 만들면 폭발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경찰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도주 후 광주 광산경찰서 인근 식당에서 또 술을 마신 뒤 범행 2시간여만에 자수했다. 경찰은 만취한 그가 술에서 깰 때까지 유치장에 입감한 뒤 이날 오전부터 조사를 진행 중이다. 또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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