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광주광역시 서구의 한 치과병원에 폭발물 테러를 한 용의자는 보철치료 이후 통증이 이어지자 분풀이성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광주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치과병원 출입구에서 부탄가스가 든 상자를 터트린 김모(79) 씨는 이 병원에서 지난달 중순부터 다섯 차례 진료를 받았다.
보철 치료를 받은 뒤에도 계속 흔들리는 이를 고정하기 위해 추가 시술도 받았다.
하지만 김 씨는 이달 중순 "치료받은 이가 계속 흔들리고 통증이 심하다"며 병원에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통증이 심해 화가 나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병원 측이 환불이나 재시술을 제안하자 김 씨는 재시술 날짜를 지난 21일로 예약했지만, 당일 병원에 오지 않고 다음 날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김 씨가 재시술 예약일을 앞두고 주거지 인근에서 폭발물로 사용할 부탄가스를 구입하는 등 미리 범행을 계획한 정황도 확인했다.
김 씨는 22일 광주 광산구의 한 주유소에서 인화물질을 구입했다.
이후 인화물질을 넣은 통 주변에 부탄가스 4개를 묶어놓은 방식으로 폭발물을 직접 제작해 상자에 담아 해당 병원을 찾아갔다.
김 씨는 "(제작 방법을) 어디에서 배운 것은 아니고, 상식선에서 이렇게 만들면 폭발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경찰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당시 음주 상태였던 김 씨는 폭발물이 든 종이 상자를 병원 출입구에 놓아두고 불을 붙여 터트렸다.
김 씨는 곧바로 도주한 뒤 광주 광산경찰서 인근 식당에서 또 술을 마시고 범행 2시간여 만에 자수했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김 씨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광주=임동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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