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초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안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소득대체율은 현행대로 유지하고 기초연금으로 저소득층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23일 여당이 개최한 국민연금 정책토론회에서다.
국민의힘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간사인 안상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22대 국회 연금개혁,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김수완 강남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등 재정안정파로 평가받는 전문가들이 주로 참석했다. 정부가 기초연금, 퇴직연금을 포함한 구조개혁안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 관계자들도 자리에 모였다.
안 의원은 이날 개회사에서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모수개혁으로 연금 기금 고갈 시점을 몇 년 늦출 순 있겠지만, 기금 소진 후 미래세대의 필요보험료는 오히려 올라가게 된다"며 "연금개혁은 반드시 기초연금, 국민연금, 퇴직연금 등 노후소득보장체계 전반에 대한 다층적인 구조개혁을 동반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박수영 연금개혁특위 위원장은 "21대 국회 때처럼 기금 고갈 시점을 약간 늦추는 것으로는 MZ세대가 모두 반대한다"며 "적어도 70년은 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30년 가까이 그대로인 보험료율(현행 9%) 인상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석 교수는 "보험료 수입보다 급여 지출이 많아지는 시점(2027년)이 불과 3년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보험료율을 단박에 2%포인트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도 "인구 고령화로 인해 후세대는 2080년이 되면 노인들의 연금 지급을 위해 소득의 35%를 보험료로 내야 한다"며 "미래에 보험료율을 한꺼번에 올릴 수 없기 때문에 현세대의 단계적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어 "보험료율의 단계적 인상에 따라 고소득자의 수익비(보험료 대비 연금 급여)는 1 미만으로 떨어진다"며 "이를 막기 위해 (낸 만큼 받는) 소득비례형 연금으로 전환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초연금 개혁 방향에 대한 제언도 잇따랐다. 기초연금은 현재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된다. 올해 월 지급액 기준으로 약 33만원이다. 국가가 전액 지원해주는데 지급 범위가 넓어 저소득층으로 대상을 좁히되 지급액은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오 위원장은 "국민연금은 노동시장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득대체율을 높여도 저소득층 노인에 대한 노후소득 개선 효과는 굉장히 미미하다"며 "노인 빈곤 완화를 위해선 저소득층에 더 두터운 방식으로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현행 40%를 유지하고 대신 지역가입자 등에 대한 보험료 지원을 통해 가입기간을 늘리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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