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학계, 언론계 등에서 여러 논의가 이뤄진 가운데 2차대전 당시 미국 전략사무국에서 심리전 선전 전문가로 일했던 기자 에드워드 헌터가 포로들이 전향한 이유를 ‘브레인워싱(brainwashing)’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했다. 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마법의 단어, ‘세뇌’였다.
미국의 정신의학자이자 캘리포니아대 정신의학과 석좌교수인 조엘 딤스데일은 <세뇌의 역사>에서 이 같은 역사적 사건 속에서 발현된 세뇌의 사례들을 추적한다. 모진 고문과 수면 박탈, 공개 재판, 정신 개조 등과 같은 고전적인 세뇌 기술부터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진행한 LSD 환각 실험, 사이비종교의 집단 자살, 파블로프의 실험 등을 파헤치면서 강압적인 설득의 기술이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밝히고 있다.
세뇌의 기술은 더욱 정교해졌다. SNS와 인터넷의 가짜뉴스는 진짜 뉴스보다 더 빠르고 강력하게 퍼진다. 저자는 “인터넷상의 제한된 소통은 세뇌의 촉진제”라며 “인터넷 사용으로 우리는 훨씬 더 빠르게 ‘귀를 거짓 보고들로 틀어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금아 기자 shinebij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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