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커스단과 롤러코스터 중 살아남을 팀은 어디일까? T1과 KT 롤스터가 국내 리그오브레전 e스포츠 프로 리그인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의 2024 서머 스플릿 플레이오프(PO) 1라운드에서 만났다. 두 팀은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시절부터 라이벌로 꼽힌 명문 게임단이다. T1과 KT 중 이기는 팀은 2라운드에 진출하지만 지는 팀은 곧바로 PO에서 탈락하는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치게 됐다. 양 팀의 대결은 24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롤파크에 위치한 LCK 아레나에서 펼쳐진다.
두 팀 모두 고유한 팀 컬러를 보유한 만큼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먼저 T1은 라인전에서 앞서는 조합을 선호한다. 라인전에서 강한 챔피언을 선호하다 보니 탱커형 챔피언이 없는 조합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마다 탱커가 없음에도 절묘한 치고 빠지기(어그로핑퐁)로 살아남는 장면을 많이 선보여 ‘서커스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KT 롤스터의 경우 고점과 저점을 오가는 경기력을 자주 선보여 ‘KT 롤러코스터’라고 불린다. 실제로 이번 2024 서머 시즌 정규리그에도 10위인 OK저축은행 브리온에게 패하는 하향곡선과 1위인 젠지 e스포츠를 이기는 상승곡선을 모두 선보이는 ‘진폭’을 선보였다.
T1과 KT 대결의 핵심은 미드 라이너와 정글러 콤비 간의 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팀 모두 이번 시즌 미드-정글 간 호흡이 팀의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규리그 경기 MVP를 의미하는 POG(Player of the Game) 포인트 순위를 살펴보면 T1에선 미드 라이너 ‘페이커’이상혁과 정글러 ‘오너’ 문현준이 600점으로 팀 내 공동 1위를 차지했다. KT에서도 미드인 ‘비디디’ 곽보성이 800점으로 1위(전체 4위)를, 정글러 ‘표식’ 홍창현이 500점으로 2위에 올랐다.
미드 라인에서 주목할 챔피언은 아지르다. 아지르는 정규 리그에서도 자주 등장했으나 PO에 적용되는 14.16 패치 버전에서 상향을 받아 더 선호될 것으로 보이다. 특히 이상혁과 곽보성 두 선수 모두 아지르에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유명해 아지르를 둘러싼 신경전이 치열할 전망이다. 이번 시즌 이상혁은 아지르를 11번 사용해 82%의 승률을, 곽보성은 7번 꺼내 71%의 승률을 보였다. 아지르는 두 선수가 선수 생활을 통틀어 가장 많이 사용한 모스트 챔피언이기도 하다. 현재까지 이상혁과 곽보성은 아지르를 각각 177번과 158번 선보였다. 동일한 패치에서 상향 받은 오리아나 역시 두 선수 모두 선호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정글에선 바이와 아이번에 대한 밴픽이 중요해 보인다. 바이의 경우 이번 시즌 문현준이 7번 꺼내 5번 승리했고 홍창현은 6번 사용해 3번 이겼다. 두 선수 모두 자주 선택한 카드인데다 14.16 패치에서 상향을 받은 만큼 금지될 가능성이 크다. 아이번의 경우 KT가 선호하는 카드다. 문현준이 3번 사용해 1승을 거두는데 그친 반면 홍창현은 6번 꺼내 5번이나 승리했다.
오늘 대결의 승자는 오는 28일과 29일에 진행되는 PO 2라운드에 진출한다.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젠지가 어제 승리한 디플러스 기아와 오늘 승리 팀 중에 상대 팀을 선택한다. 남은 팀은 정규리그 2위인 한화생명e스포츠와 맞대결을 벌인다. 2라운드부터는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이 적용돼 한 번 패하더라도 패자 부활의 기회가 주어진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