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럭비부 소속 학생이 일본에서 전지훈련을 받다가 열사병으로 사망했다.
23일 고려대는 사범대학 체육교육과 학생이자 럭비부 선수인 김모(21)씨가 지난 19일 일본 도쿄(東京) 북동쪽 이바라키현에 있는 류쓰게이자이(RKU) 대학에서 전지훈련을 받던 도중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고 밝혔다.
고려대 등에 따르면, 럭비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야외 인조잔디 운동장에서 인터벌(강한 강도의 운동과 약한 강도의 운동을 교대로 수행하는 고강도 운동) 형식의 체력 훈련을 했다.
그러던 중 오전 11시쯤 김씨가 어지럼증과 탈진, 다리 근육 경련 등 증세를 호소하며 쓰러졌다고 한다. 현장에 있던 트레이너가 응급조치를 했으나 상태가 나아지지 않아 구급차로 우시쿠아이와 병원으로 옮겼다고 고려대는 설명했다.
이 병원은 훈련장에서 약 13~14㎞ 떨어진 곳으로 차로 30분가량 소요된다.
고려대는 후송 이후 현지 의료진이 김씨의 체온이 40도까지 치솟았다가 37도 정상범위로 떨어지며 상태가 호전됐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튿날인 20일 오전 12시 17분쯤 호흡 곤란 등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고, 결국 김씨는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의료진은 김씨 부모의 동의를 받고 연명 치료를 중단했고, 같은 날 오후 1시쯤 사망 선고를 내렸다. 사망 원인은 열사병으로 진단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현지 경찰이 사건성이 없다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씨 부모 의견에 따라 부검 없이 시신은 일본 현지에서 화장됐다. 럭비부 소속 학생 약 30명은 훈련을 중단하고 지난 20일 귀국한 상태다.
김씨의 유해는 지난 22일 오후 9시 45분쯤 고대안암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유가족은 키 183㎝, 몸무게 100kg로 건장했던 김씨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오자 오열했다.
영정사진은 지난해 고려대에 입학할 때 찍었던 빨간색 학교 유니폼을 입은 모습이었다. 김씨 부모는 조문 온 100여 명의 선·후배들을 한 명씩 끌어안으며 "(생전) 우리 아들과 잘 지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빈소는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고려대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고인의 장례식을 간소화하기로 했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쯤 빈소를 찾아 "큰 슬픔과 참담함을 느끼며 최고의 예를 갖춰 고인의 장례식을 진행하겠다. 깊은 위로와 조의를 표한다"고 유가족에게 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