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 및 신규 취급액이 역대 최대 규모에 이르렀다. 집값 이 과거보다 많이 오른 상태에서 매매가 늘어나면서,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규모가 약 3년 전 코로나19 초기 '0%대 기준금리' 시대를 넘어섰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7월 말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559조7501억원으로 나타났다. 6월 말(552조1526억원)보다 7조5975억원 불었다.
7월 증가 폭은 5대 은행에서 확인할 수 있는 2016년 1월 이후 시계열 가운데 월간 최대 기록이다.
8월에는 이 기록마저 깨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현재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565조8957억원)은 7월 말(559조7501억원)과 비교해 6조1456억원이나 더 늘었다. 월말까지 열흘이나 남은 만큼, 이 속도가 유지질 경우 이달 증가 폭은 7월(+7조5천975억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
높은 집값과 고가 주택 중심 거래,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에 따르면 올해 8월 22일까지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는 모두 11만3000건 정도다. 현재 추세라면 작년(계약일 기준) 전체(13만2000건)를 넘어설 것이 유력하다.
저금리 시대였던 2021년(18만9000건)보다는 적지만 은행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이 현재 더 많은 것은 고액 거래가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당시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아파트 매매거래 가운데 9억원 초과∼15억원 이하, 15억원 초과 물건의 거래 비중은 각 10.57%, 4.42%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8월 22일까지)의 경우 각 비중이 15.95%, 7.75%로 급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집값이 오른 데다가 부동산 규제 완화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상향 조정되면서,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한도 자체가 늘었다"며 "그 결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도입되고 강화돼도 대출금액 자체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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