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가 재유행하는 가운데 연이은 무더위로 온열질환까지 겹치면서 응급실이 그야말로 '응급 상황'에 놓였다. 인력이 부족한 응급실에 환자가 대거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 408개 응급의료기관 가운데 지난 2월 의료대란 이후 병상을 축소해 운영하는 곳은 모두 25곳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3월 한 달간 46만여명으로 급감했던 전국 응급실 내원 환자 수도 다시 증가해 지난달엔 55만여명을 돌파했다.
이달 셋째 주 기준 응급실 내원 환자는 하루 평균 1만9784명으로 집계됐다. 평시 대비 111% 수준이다.
최근 응급실 환자가 늘어난 것은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며 증상이 악화한 환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상급병원 진료 예약이 과거만큼 쉽지 않아지자 많은 경증 환자들도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응급실 환자 중 경증·비응급에 해당하는 경우가 약 42%에 달했다. 응급실을 찾은 코로나19 환자도 95% 이상이 중등증 이하 환자였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추석 연휴에 응급실이 연쇄적으로 운영을 중단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채동영 의협 홍보이사 겸 부대변인은 23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미 대부분 응급실이 해당 병원에서 수술한 기존 환자 위주로 받고 있고 신규 환자나 전원 환자는 받지 못하고 있다”며 “9월이 되면 코로나19가 정점을 찍어 환자들이 더 몰릴 것이고 필수진료과 의사들이 대거 쉬는 추석 연휴도 있어서 응급실 연쇄 셧다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의협은 현재 정부와 국회에 의료대란 사태를 초래한 책임자들을 경질하고 국정조사를 실시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의협은 “이 사태를 초래한 책임자들과 대통령실 사회수석,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장·차관에 대한 경질을 요구한다”며 “이것이 사태 해결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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