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주 걸렀다…美 '알짜' AI 빅테크 ETF 상장

입력 2024-08-25 17:48   수정 2024-08-26 00:35

미국 인공지능(AI) 기업을 AI가 평가해 비중을 조절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나온다. 단순히 시가총액 순으로 종목 비중을 정하는 게 아니라 재무 관련 지표와 AI 관련도를 평가해 비중을 정하는 게 특징이다. 아울러 재무 데이터를 활용해 실적 대비 고평가된 빅테크 기업은 걸러낸다. 한국경제신문의 지수 브랜드인 ‘KEDI’(Korea Economic Daily Index)를 활용한 17번째 ETF다.

AI가 평가하는 AI ETF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미국AI빅테크10’ ETF를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국내 언론사 중 유일한 지수 산출 기업인 한국경제신문사가 산출한 ‘KEDI 미국AI빅테크10’ 지수를 기반으로 운용한다.

이 ETF는 미국 빅테크 기업에 투자하면서도 재무 성과를 동시에 고려한다. 주가수익성장비율(PEG), 영업이익률(OPM), 매출증가율 등 기업의 성장성과 함께 실질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체력이 있는지 평가한다. 빅테크 가운데 기초체력(펀더멘털) 대비 고평가된 기업을 걸러내기 위해서다.

김남호 미래에셋자산운용 FICC ETF운용본부장은 “AI 거품론이 나올 정도로 빅테크 기업들의 가치가 고평가됐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며 “기존 매그니피센트7처럼 시가총액만으로 빅테크 기업을 평가하는 게 아니라 AI로 실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을 골라내는 게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실제 AI와 관련한 사업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는 AI가 평가한다.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법을 활용해 AI와 관련도가 높은 기업에 점수를 매겨 ETF에 담을 종목을 고른다. 이렇게 추린 10개 종목을 AI 관련도와 재무 성과를 고려해 점수를 매긴 뒤 비중을 결정한다.

상장일 기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애플(21.49%)이다. 마이크로소프트(19.18%), 엔비디아(17.95%), 알파벳(10.71%), 아마존(10.15%) 등이 뒤를 잇는다. 시총 상위 종목 가운데 테슬라 넷플릭스 등은 재무 기준에 맞지 않아 제외됐다. 분기에 한 번씩 종목과 비중을 교체할 예정이다. 원·달러 환율의 영향을 받는 환노출 상품이다.
17번째 KEDI 지수 상품
‘TIGER 미국AI빅테크10’의 기초지수는 ‘KEDI 미국AI빅테크10’ 지수다. 한국경제신문 KEDI는 2021년 9월부터 지수 산출을 시작해 몸집을 크게 불렸다. 지난 16일 KEDI를 기초자산으로 한 ETF의 순자산총액이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KEDI는 지수 산출 기업 가운데 올 들어 성장세가 가장 가파르다. 올해 신규 상장한 ETF(국내 채권형 제외) 순자산 기준으로 KEDI의 시장 점유율은 30%였다. 블룸버그(20%), S&P(9%), 한국거래소(6%) 등 국내외 대표 지수사업자와 비교해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17개 상품 가운데 12개(채권 혼합형 포함)가 해외주식형이다. 국내 증시에서 ETF를 활용해 해외 주식에 간편하게 투자하려는 투자자 수요를 반영했다. 미국 AI 관련주에 투자하는 ETF(KODEX 미국AI테크TOP10+15% 프리미엄, RISE 미국AI밸류체인TOP3Plus, SOL 미국AI소프트웨어)부터 안티에이징(TIMEFOLIO 글로벌안티에이징바이오액티브), 비만산업(RISE 글로벌비만산업Top2+) 등 다양한 분야의 지수를 공급하고 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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