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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지난 22일 막을 내리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 후보)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 후보)의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대선에 비해 이번 선거가 증시에 대한 영향력이 클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두 후보 간 정책 차이가 극명한 만큼 대선 결과에 따라 주도주가 바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친환경, 전력 인프라, 건설 관련주가 수혜를 볼 것이란 분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화석연료를 중시하는 에너지 정책에 따라 원유 등 탐사 관련주, 규제 완화에 따른 금융 관련 종목이 유리해질 전망이다.
양당 테마 ETF 수익률 ‘막상막하’
25일 미국 선거분석업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투표일이 두 달여 남은 현재 양 후보의 지지율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CBS와 모닝컨설트 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앞섰고, 라스무센리포트 조사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았다. 지난달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직후에만 해도 ‘트럼프 대세론’이 제기됐다. 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물러나고 해리스 부통령으로 민주당 지지자들이 결집하면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접전이 펼쳐지는 흐름이다.두 후보의 접전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에서도 나타난다. 대표적 공화당 테마 ETF인 ‘포인트 브리지 아메리카 퍼스트’(MAGA)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6.85%였다. 민주당 테마 ETF ‘데모크래틱 라지 캡 코어’(DEMZ)의 수익률은 6.32%로 큰 차이가 없었다. DEMZ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월트디즈니 등 민주당에 기부금을 많이 내는 기업이 주로 담겨 있다. MAGA는 타르가리소스, 로켓컴퍼니스 등 에너지·금융 기업이 포함돼 있다.
미 공화당 의원들과 배우자가 보유한 주식들로 구성된 ‘언유주얼 웨일스 서버시브 리퍼블리칸 트레이딩’(KRUZ)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4.09%였다. 이 ETF의 민주당 버전인 ‘언유주얼 웨일스 서버시브 데모크래틱 트레이딩’(NANC)은 같은 기간 5.83%였다. 이들 상품 수익률은 양당 후보의 지지율 추이에 따라 변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트럼프 ‘금융·제약’ VS 해리스 ‘건설’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공식 후보로 지명된 후 공약이 속속 발표되면서 정책에 따른 ‘해리스 수혜주’ 찾기도 한창이다. 해리스 부통령 당선 시 최대 수혜주는 친환경 에너지 업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런(RUN) 등 태양광주, 넥스트에라에너지(NEE) 등 청정에너지 관련주가 대표적이다. 선런 주가는 해리스 부통령이 부상하면서 최근 한 달간 23% 급등했고, 넥스트에라에너지는 같은 기간 8.47% 올랐다.해리스 부통령이 신규 주택의 대규모 공급을 천명하면서 건설 관련주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는 당선 시 주택개발지원기금 등을 통해 임기 4년간 300만가구 주택을 건설하겠다고 지난 16일 발표했다. 이에 따른 기대로 톨브러더스(TOL), DR호튼(DHI) 등 건설주는 최근 5거래일간 각각 14.05%, 6.73% 상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공약의 큰 줄기는 규제 완화와 값싼 에너지 우대 정책이다. 법인세와 규제 부담을 줄여 기업 활동을 촉진하고, 화석연료와 원전 등 저렴한 에너지를 통해 미국 내 제조업 붐을 일으키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대표적 규제 업종인 금융·제약주, 화석연료 관련주가 수혜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인수합병(M&A) 등 금융 자문을 제공하는 라자드(LAZ)는 저금리 기대까지 더해지며 하반기 들어 30.6% 올랐다. JP모간(JPM), 뱅크오브아메리카(BAC) 등도 수혜주로 꼽힌다. 최근 한 달간 각각 16.02%, 2.81% 오른 일라이릴리(LLY)와 존슨앤드존슨(JNJ) 등 제약사 주가도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원유와 가스를 탐사·생산·판매하는 코노코필립스(COP) 등도 대표적 트럼프 수혜주로 분류된다. 트럼프는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와의 대담에서 “화석연료 시추를 더 많이 해야 한다(drill, baby, drill)”고 밝히기도 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대선이 시장 중심 화두에서 다소 밀려나 있지만 앞으로 다가올 하반기 최대 증시 이벤트임은 부정하기 어렵다”며 “다만 지지율이 한 방향으로 가지 않는 박빙 상황에서는 수혜주 트레이드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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