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미 너무 오른 것 아니냐’는 우려 탓이다. 하지만 고액 자산가를 자문하는 시중은행 PB들은 일제히 “아직 멀었다”고 단언했다. 현재 시세를 ‘초여름’ ‘어깨’ 등으로 비유하며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다.
최정연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PB는 “미 대선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내외 환경이 안전자산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있어 금 가격은 온스당 3000달러까지 상승 가능하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강동희 신한PWM강남센터 PB팀장은 “현재 가격은 어깨 수준이어서 머리까지 갈 여력이 있다”며 “금융 시장 불확실성과 금 수요까지 모든 여건이 금 가격에 우호적”이라고 분석했다.
한재혁 하나은행 강남파이낸스PB센터 팀장은 “중국과 인도 등 중앙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금을 매입하고 있어 1년 새 10~2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경 우리은행 TCE강남센터 PB팀장은 “중앙정부의 금 매입 움직임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최정연 PB는 “보유 욕구와 장기적으로 상속, 증여를 고려하는 투자자는 부가가치세 등 제반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골드바를 구입하는 추세”라며 “젊은 투자자 사이에선 적립식 투자가 가능한 금 통장이 선호된다”고 소개했다. 비과세 혜택과 금 실물로 교환 가능한 ‘KRX골드’ 투자도 추천했다. 이 팀장은 “상장지수펀드(ETF)처럼 금 시세를 따르지만 괴리가 적고 원하면 실물로 전환할 수 있어 고액 자산가가 많이 찾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금 ETF를 통해 연금 상품에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한 팀장은 “금 현물 시세를 추종하는 ‘ACE KRX금현물’ ETF 등에 투자하면 과세 이연 효과가 있어 개인연금저축(IRP)을 통해 투자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장기 투자 대신 목표 수익률 도달 시 매도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이 팀장은 “골드바 같은 실물 금을 보유한 게 아니라면 10% 정도 수익률이 도달할 경우 차익을 실현하는 편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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