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가 가장 먼저 손본 것은 편성이다. 그는 지난 23일 서울 상암동 SK스토아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취임 이후 편성에 가장 많이 신경 쓰고 있다”며 “AI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편성을 새로 짜면서 수익성이 10% 개선됐다”고 말했다. SK스토아는 하루 24시간을 한 시간 단위로 나눠 시간대별 방문율과 상품 판매·구매율, 분당 판매량 등을 분석해 방송 시간을 배치한다. 그는 “이전에는 상품 판매량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어떤 상품을 어느 시간에 배치하느냐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홈쇼핑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AI 쇼호스트도 도입했다. 녹화 방송으로 진행되는 데이터 홈쇼핑은 생방송과 달리 판매량, 매진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방송에 반영하기 어렵다. 박 대표는 “판매량이나 재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방송 화면에 노출해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싶었다”며 “현장감과 생동감을 살리기 위해 AI 쇼호스트를 계속 개선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편성과 방송 제작에 AI를 도입한 이후 SK스토아의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연간 1억원대에 그친 영업이익은 올해 들어 1분기에만 13억원, 2분기에는 27억원으로 증가했다.
박 대표는 ‘자사 몰 강화’라는 슬로건도 내걸었다. 그는 “매출과 취급액 등 외형을 키우기보다 이익을 내는 것이 제1 목표이기 때문에 이익에 도움이 안 되는 오픈마켓을 통한 판매를 줄였다”며 “제휴에 드는 비용 200억원(연간)을 아껴 앱에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안재광/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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