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벗'에 뛴 유가, 중동 확전에 더 치솟나

입력 2024-08-25 18:30   수정 2024-08-26 01:07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동 지역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국제 유가 흐름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지난 23일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금리 인하를 시사하며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전쟁으로 공급마저 타격을 받는다면 유가는 더 오를 수 있어서다.

2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82달러(2.49%) 급등한 배럴당 74.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0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80달러(2.33%) 뛴 배럴당 79.02달러에 마감했다. 미국의 통화정책이 완화적 기조로 돌아서면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WTI와 브렌트유는 모두 이달 15일부터 21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는데,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사그라들면서 이튿날부터 상승 전환했다.

파월 의장 발언 이후 금은 현물 가격과 선물 가격이 모두 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트로이온스당 2546.30달러에 마감하며 전 거래일보다 1.2% 상승했다. 금 현물 가격은 같은날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후 1시44분께 전날보다 1.2% 상승한 트로이온스당 2512.63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20일 기록한 고점(2531.60달러)에 근접한 가격이다. 디지털 자산인 비트코인은 한때 6만5000달러에 육박하는 등 하루에 약 6.8% 급등했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수석분석가는 “Fed의 정책 전환은 실제로 일어나고 있고, 이것이 모든 원자재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간 시장에서는 중동 지역에 큰 충격이 없다는 이유로 원유 수요에 주목했다. 미국, 이집트, 카타르 등 중재국이 나서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휴전협상을 이끌어내려고 노력해왔고, 보복 공격을 천명한 이란 역시 이스라엘에 이렇다 할 공격을 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캐피털마켓 글로벌 상품전략총괄은 22일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유가에 실질적으로 반영되지 않는 한 가지는 지정학적 위험”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이 발생한 만큼 지정학적 갈등은 ‘잠재적 위험’으로 변모해 원유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홍해도 예멘 후티 반군으로 인해 불안한 상황이다. 영국 해군 해사무역기구(UKMTO)는 전날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은 그리스 선적 유조선 수니온호에서 세 건의 화재를 목격했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원유 15만t을 싣고 이라크에서 그리스로 가던 수니온호는 21일 예멘 항구도시 호데이다 인근 해상에서 소형 보트 두 척의 총격을 받았다. 이후 미사일 또는 드론으로 추정되는 발사체가 선박에 명중하면서 선박은 동력을 상실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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