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의 ESG 경영을 알리기 위한 브랜드 포지셔닝 전략이 늘고 있다. 기업이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확산할 때 소비자가 ESG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확인하면 효과적인 ESG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한경ESG〉는 창간 3주년을 맞아 전국 20대 이상 성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8월 12일부터 20일까지 ‘대한민국 소비자가 뽑은 2024 ESG 브랜드’ 설문조사를 통해 ESG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소비자들은 ESG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ESG에 대한 인지율은 조사를 실시해온 3년간 조금씩 높아졌다. ESG 인지율은 79%로, 지난해(76.2%)보다 2.8%p 올랐다. 2년 전(69.2%)과 비교하면 9.8%p 상승한 것이다. 소비자 10명 중 8명이 ESG를 인지하고 있는 셈이다. 가장 많은 응답은 ‘들어본 적 있지만 내용은 잘 모른다’(32.7%)였고, 다음으로 ‘들어본 적 있고 내용도 어느 정도 안다’(29.1%), ‘들어본 적 있고 내용을 정확하게 안다’(11.1%), ‘들어본 적 있고 내용을 정확하게 알며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6%)순이었다.
내용을 정확히 알거나 적극적으로 관심이 있어 구체적으로 ESG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7.1%에 달했다. 전체 소비자 10명 중 8명이 ESG를 인지하고 있다면, 그중 2명꼴로 ESG를 잘 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11.5%)보다 남성(28.9%)이 높았고, 연령별로는 30대(22.2%), 20대(19%), 40대(17.3%), 50대(15%), 60대 이상(12%) 순이었다.
특히 투자 경험이 있는 소비자가 인지하는 비율은 무려 87.6%에 달했다. ESG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비율은 약 22.7%였다. 투자경험이 없는 소비자는 각각 60.3%, 5%에 그쳤다. 이는 실제 기업의 경영과 관련한 ESG 활동에 대해 투자 경험이 있는 소비자가 더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SG, 중요한 일이고 더 알고 싶다 70%
소비자들은 ESG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ESG가 중요한 일이고, 더 알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은 70.2%였다. ‘중요한 일이다’가 42.8%, ‘더 알고 싶다’가 27.4%를 차지했다. ‘중요한 일이다’라고 본 비율은 40대와 50대가 평균보다 소폭(각각 44.2%, 44%) 더 많았다. ‘더 알고 싶다’라고 본 비율은 60대 이상(31.3%)에서 가장 높았다. ESG에 대한 인지가 상대적으로 낮은 고령층에서 ESG를 더 알고자 하는 의지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인지를 넘어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응답자는 27.2%였다. ‘나도 무엇인가 동참하고 싶다’가 24.2%,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다’가 3%였다. 20대는 28.5%, 30대는 28.6%, 40대는 28.7% 수준으로 20~40대가 구체적 실천에 관심이 많았다. 투자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은 ‘나도 무엇인가 동참하고 싶다’에 27.1%로 답해 투자 경험이 없는 소비자(18.1%)보다 동참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ESG 경영을 잘하는 기업에 높은 점수를 줬다. ESG를 잘하는 기업에 대해 ‘이미지가 좋아진다’에 ‘매우 그렇다’ 혹은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이 79.2%였다. 이와 함께 ‘응원하고 싶어진다’(75.5%), ‘신뢰감이 생긴다’(75.9%), ‘해당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71.9%)고 응답했다.
특히 50대와 60대 이상은 ESG 경영을 잘하는 기업에 대해 ‘이미지가 좋아진다’, ‘응원하고 싶어진다’, ‘신뢰감이 생긴다’는 항목에 ‘매우 그렇다’ 혹은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이 80%를 넘어 기업의 ESG 경영 활동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앞서 ‘ESG를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30대와 20대가 많았지만, 이들이 같은 항목에 응답한 비율은 50대나 60대 이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기업의 ESG 경영활동에 대해 친환경 위장을 뜻하는 그린워싱이나 깨어 있는 듯하지만 실천하지 않는 워크워싱 등을 경계하며, 기업이 실제로 진정한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지 스스로 판단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가장 중요한 ESG 과제 ‘기후변화 대응’
소비자들은 ESG 활동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기후변화 대응’(47.7%)을 꼽았다. 지난해 ‘자원절약과 재활용’(41.4%)이 1위, ‘친환경 제품과 서비스 확대’(41.1%)가 근소한 차이로 2위, ‘기후변화 대응’(40.8%)이 3위로 꼽힌 것과는 대조적이다.
폭염과 폭우 등 기상이변이 일상화되고 지구온난화에 기업의 탄소배출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입증되면서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배출 감축이 가장 시급한 ESG 활동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후변화 대응’ 외 ‘자원절약과 재활용’(40.2%), ‘친환경 제품과 서비스 확대’(36.1%), ‘재생에너지 이용’(28.4%) 순으로 환경 관련 주제가 1~4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윤리경영’(25.3%), ‘인권·노동 관행 개선’(20.6%), ‘소비자 보호’(18.7%), ‘사회공헌 활동’(16.4%), ‘산업안전’(14.2%), ‘투명한 정보공개’(13.2%) 순이었다. 지배구조 부문인 ‘윤리경영’을 제외하면 사회 부문 주제가 6~9위를 차지했다.
전 연령에서 고르게 ‘기후변화 대응’이 1위로 꼽힌 가운데 20대와 30대는 생물다양성, 인권 및 노동환경 개선, 그리고 다양성과 양성평등 확보를, 50대와 60대는 윤리경영과 투명한 정보공개를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ESG 경영 요소로 꼽았다. 20대와 30대는 ‘인권·노동 관행 개선’(24.5%, 21.5%), ‘생물다양성 보전’(16.8%, 18.3%)에 다른 연령층보다 관심이 높았다. 특히 20대에서는 ‘다양성과 양성평등’(14.2%)이 톱 10 안에 올랐다. 또 50대는 ‘윤리경영’(31.0%), 60대는 ‘소비자 보호’(19.3%), ‘투명한 정보공개’(17.2%)를 평균보다 높은 순위로 꼽았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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