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인 제롬 파월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한 뒤로 당일 미국 소형주지수가 3.2% 오르는 등 위험자산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파월 의장이 구체적인 인하폭을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통화정책 변화의 시작을 언급하였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전망과 함께 다른 유동성지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전체적인 금융환경을 살펴보자.
[표1]은 2000년 이후 미국 기준금리와 국채10년금리이다. 8월 23일 시카고선물거래소 추정치(FedWatch)에 의하면 미국 기준금리는 현재 5.50~5.25% 수준에서 올해 연말에는 1.0% 인하된 4.50~4.25%, 그리고 내년 6월에는 추가로 1.0% 인하된 3.50~3.25%까지의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금융시장에 온기를 가져온 것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이다. 다만 금리인하 추정치의 낙폭은 극단적 경기침체 시기였던 금융위기 또는 IT 거품붕괴와 유사한 수준으로, 현재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기대가 다소 과도하다고 볼 수 있다. 기대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일시적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겠다.
금리 하락과 함께 금융환경 완화 여부에서 중요한 것이 은행들의 대출태도이다. 차입을 통한 소비와 투자는 경제성장의 중요한 동력이기 때문이다.
[표2]는 미국 은행들의 가계 및 기업대출 기준의 변화를 보여준다. 대출기준이 ‘0’을 기준으로 양(+)이면 강화된 수준, 음(-)이면 완화된 수준을 의미한다. 최신 수치인 올해 3분기를 보면 아직 대출 기준이 강화된 수준이기는 하나 빠른 속도로 완화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낮아지는 금리와 함께 늘어나는 대출이 향후 있을 수도 있는 경기둔화를 일정 부분 방어하는 지지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표3]은 통화량 M2 증가율과 시카고연준 금융환경지수이다. 금융환경지수는 금리 상황과 함께 회사채시장, 주가변동성 등을 감안한 금융시장의 종합적 상황을 보여주며 ‘0’ 이하는 완화적 환경을 나타낸다.
통화량은 2022년 12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 올해 4월 이후 증가세(+)로 전환되었다. 최근 몇 년간의 높은 기준금리와 통화량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금융환경은 지속적으로 완화되어 왔는데 회사채시장의 호조와 주가 상승 등 금융시장에서의 자금조달 환경은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이미 완화적인 금융환경에서 추가적으로 기준금리 인하가 강하게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풍부한 유동성이 경기둔화 자체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현재의 금융환경을 감안하면 소프트랜딩 정도에서 마무리되거나 침체가 오더라도 약한 수준에서 방어될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
오대정 미래에셋자산운용 경영고문(C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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