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2만원을 드디어 넘나 했는데….
한 달도 안 돼 주가가 30% 오르더니 다시 내리막길이다. 이 종목은 코스닥 시가총액 톱 100(16일 5847억원·96위) 웹젠. 지난 7월 25일 장중 저점인 1만5100원을 찍고 지난달 13일 장중 1만9710원까지 30.53% 올랐다. 올해 2만원 첫 돌파에 나선 듯했지만 끝내 뚫지 못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1만6730원으로 연중 고점(8월 13일 1만9710원) 대비 15.12% 하락했다. 당시 주가 상승 이유는 ‘뮤 모나크2’ 출시(8월 29일) 기대감 때문이었다.
웹젠은 2000년 설립된 1세대 게임회사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뮤’와 ‘R2’(Reign of Revolution)가 든든한 캐시카우다. 이 두 개의 게임은 PC와 모바일 게임 플랫폼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뮤 온라인’은 웹젠의 대표 지식재산권(IP)으로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한다.
웹젠은 게임개발전문 자회사를 두고 서브컬쳐게임(테르비스)과 MMORPG 장르에서 3개 이상의 신작을 만들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하운드13’ ‘던라이크’ 등 우수 개발사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해 액션 RPG(롤플레잉게임), 성장형 RPG 등 여러 장르의 게임 개발력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 동력도 마련하고 있다. 현재는 뮤 모나크2를 비롯한 게임 퍼블리싱 사업에 집중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자체 개발 타이틀인 테르비스 출시 및 여러 외부 개발 게임 퍼블리싱을 계획 중이다.
웹젠 관계자는 “외부 및 자체 개발을 통해 성장 모멘텀이 될 게임 서비스 라인업 확대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며 투자도 적극 진행하고 있다”며 사업 현황을 밝혔다. 이어 “상반기 420억원 이상의 개발 투자로 기업 경쟁력을 높였고, 외부 개발사들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했다.
최근 3년간 실적은 주춤했지만 올해는 반등이 예상된다. 2021년 매출 2848억원, 영업이익 1030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1963억원, 영업이익 499억원으로 각각 31.07%, 51.55% 감소했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매출 2329억원(전년 대비 18.64% 증가), 영업이익 648억원(29.86% 증가)을 예상했다.
3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31.9%로 우수하다. 1억원의 매출을 올리면 3190만원을 남기는 셈이다. 2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1930억원과 단기금융상품 1842억원을 갖고 있다. 이를 포함한 유동자산은 4496억원이다. 16일 시가총액(5847억원)과 맞먹는다.
투자 긍정 요인으로는 뮤 IP 인지도를 기반으로 중국에서 사업 경쟁력이 높다는 것이다. 풍부한 현금 또한 언제든지 기업 가치 상승을 위해 쓰일 수 있다. 다만 뮤 IP에 과도한 매출 의존도와 자체 개발 게임이 부족한 건 제2 도약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다.
총 주식 수는 3495만884주로 최대주주는 김병관 전 이사회 의장(지분 27.32%) 외 특수관계인 2인이 지분 27.80%를 들고 있다. 중국 게임사 아워팜의 자회사 펀게임 인터내셔널 리미티드가 지분 20.45%, 자사주 15.69%가 있다. 2대주주를 포함한 외국계 지분율은 29.9%로 유통 물량은 약 20%가 안 된다.
주가 안정을 위해 수차례 자사주 취득을 진행했다. 최근 2년간 현금배당(2022년 1주당 370원, 2023년 300원)을 실시했는데 대내외 사업여건을 고려하면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회사 청사진에 대해선 “전세계 모든 게이머들이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개발 및 서비스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다”고 답했다.
증권사들은 우호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 3년간의 역성장에서 벗어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는 건 주가 상승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다만 “동종업계 대비 상당한 할인율이 있다”며 “신규 IP 신작 흥행만이 주가 상단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강석오 신한증권 연구원은 “장르 성장성이 낮고 타깃 유저층이 좁다는 점에서 높은 멀티플 적용이 어렵지만 실적 추정치 조정에 따라 목표가를 2만6000원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현 주가 대비 55.41% 상승 여력이 있다. 그는 “뮤 IP 외 신작을 유의미한 규모로 자체 개발할 수 있는지 증명 여부가 숙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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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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