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HDC아이파크몰은 이런 변화의 대표 사례다. 26일 HDC아이파크몰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평일 방문객이 주말보다 더 가파르게 증가했다. 평일 방문객은 2021년 하루평균 4만125명에서 9만4255명으로 3년 새 135% 급증했다. 같은 기간 주말은 7만1343명에서 14만9420명으로 109% 늘었다. 이에 따라 주말 대비 평일 객수 비중은 2021년 56%에서 올해 63%로 상승했다. 평일·주말 객수 격차가 좁혀진 것이다.
평일 쇼핑족 증가는 복합쇼핑몰이 상품 판매 공간에서 놀고, 먹고, 즐기는 체험 공간으로 진화한 영향이다. HDC아이파크몰 관계자는 “과거 쇼핑몰이 주말에 마음먹고 오는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퇴근 후 맛집을 찾거나 인기 팝업을 즐기기 위해 찾는 장소가 됐다”며 “빠델구장 등 스포츠 시설은 평일 오후 시간대엔 코트를 잡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복합쇼핑몰의 대명사’로 불리는 여의도 더현대서울은 이런 흐름을 반영해 ‘평일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인기 팝업은 보통 주말 직전인 목요일이나 금요일에 여는 게 대부분인데, 올해 들어 ‘에버랜드 바오하우스’ 등 월요일에 시작하는 팝업이 늘었다. 그 결과 지난달 더현대서울의 평일 평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7% 늘었다. 같은 기간 주말 매출은 4.1% 증가하는 데 그쳤다.
‘휴가철 비수기’도 옛말이 돼 가고 있다. 이달 1~25일 기준 신세계백화점 매출과 방문객은 1년 전보다 각각 9.6%, 8.4% 늘었다. 롯데백화점(10%), 현대백화점(8.9%) 등도 일제히 작년보다 더 많은 방문객이 오고 있다. HDC아이파크몰은 휴가철이 시작되는 7월 넷째주와 다섯째주에 평일 방문객이 급증해 주말 객수 대비 73% 수준까지 올라간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고물가로 해외여행 대신 국내에 머무는 사람이 늘자 복합쇼핑몰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더현대서울, 스타필드 등 복합쇼핑몰은 무더위와 열대야를 피하는 동시에 쇼핑, 맛집,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 대체 피서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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