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소득계층별로 입시 결과는 큰 차이가 났지만 학생들의 잠재력은 큰 차이가 없었다. 서울의 사교육 과열이 잠재력이 높은 지방 학생의 상위권 대학 진학을 가로막은 셈이다.
2011년 대학에 입학한 학생 중 소득 상위 20% 가구 자녀의 상위권 대학 진학률은 5.9%였다. 소득 하위 20%의 진학률 1.1%보다는 5.4배 높고, 하위 80%의 진학률 2.2%보다는 2.7배 높았다.
이들이 중학교 1학년일때의 수학성적으로 판단한 잠재력도 소득 상위 20% 자녀가 높았으나 진학률 차이만큼은 아니었다. 한은은 진학률 차이의 25%만이 잠재력 차이에 의한 것이고, 75%는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9년 서울대 입학생의 경우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학생의 잠재력을 기준으로 서울대 진학률을 추정하면 서울이 0.44%, 비서울이 0.40%로 0.04%포인트 차이에 그치지만 실제 진학률은 서울 0.85%, 비서울 0.33%로 0.52%포인트에 이른다. 진학률 차이 중 8%만이 잠재력 차이에 의해 나타난 것이었고, 92%는 부모의 경제력을 포함하는 '거주지 효과'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구의 서울대 진학률이 약 2%로 가장 높았고, 서초구(약 1.8%), 양천구(약 1.4%)가 뒤를 이었다.
이들 지역 학생들의 잠재력 기준 진학률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강남과 목동의 사교육 열풍이 이같은 차이를 만들어낸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의 분석에 따르면 2019년도 입시에서 서울대가 지역 비례 선발제를 전체 정원의 90%에 적용하고 나머지를 기존 방식으로 선발했다면 지역별 실제 진학률과 잠재력 기준 추정치의 평균적인 차이는 0.14%포인트에서 0.01%포인트로 좁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비율을 완전히 맞추기 어려운 경우 0.7~1.3배 등으로 상한과 하한을 두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 경우에도 격차가 0.05%포인트까지 좁혀진다.
정종우 한은 경제연구원 과장은 "서울대의 지역균형 전형 방식을 대부분의 입학정원에 확대 적용하는 방식이 용이할 것"이라며 "선발 비율과, 행정구역의 범위, 모집단위 등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하되, 평가방법과 입시결과의 투명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은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교육은 한국의 다양한 구조적 사회문제와 연결된다"고 제안 배경을 밝혔다. 서울에 집중된 입시경쟁을 지역적으로 분산시켜 수도권 인구 집중, 서울 주택가격 상승, 저출산 및 늦은 결혼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과장은 "서울과 비서울의 상위권 대학 진학률 격차를 줄이면 서울 이주가 줄어들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교육비와 서울 주택가격 상승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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