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쇼프 난센은 1922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제1차 세계대전 직후 유럽을 덮친 대규모 난민 사태를 해결한 공로였다. 당시 난민에 관련된 나라는 무려 50개였다. 국제연맹 고등판무관이었던 난센은 그 모든 나라를 접촉하고 설득해 난민 신분증 제도를 만들었다. 결국 45만여명의 전쟁 난민이 고향에 무사히 돌아갈 수 있었다. 아무도 엄두를 내지 않았던 일을 해낸 난센의 배경엔 청년 시절 감행했던 북극 탐험과 그린란드 횡단이란 특별한 경험이 있었다.
노르웨이 청년 과학도 난센은 1893년 배를 타고 당시 아무도 가보지 못했던 북극점으로 향했다. 거대한 빙하에 막히자 난센은 배와 선원들을 돌려보내고 개 썰매를 타고 빙판을 달려 북으로 향했다. 북극점에 가까이 갔지만 식량이 떨어져 귀환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 돌아오는 길, 살기 위해 그는 북극곰·바다코끼리과 싸우면서 기적적으로 노르웨이에 도착했다. 난센은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에 앞서 그는 인류 최초로 그린란드를 스키로 횡단하기도 했다. 이후 난센은 외교관으로 변신해 국제연맹에서 일했다.
난마처럼 얽힌 난민 문제를 해결한 배경엔 바로 청년 시절 탐험 과정에서 얻었던 도전과 극복의 정신이 있었다. 한국의 청년들이 이런 정신을 이어받아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고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체험의 장이 열린다.
한국소비자포럼과 브랜드소사이어티가 공동 주최하는 2024 ‘지금, 한 걸음 더’ 캠페인이 그것이다. 이 캠페인은 청년들이 자신의 작은 꿈을 실현하는 과정을 SNS를 통해 공유하고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는 체험을 함께 하는 ‘청년 대한민국’ 프로젝트다. 한강공원, 북한산, 설악산, 오대산, 도봉산, 관악산, 캠페인 공식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등에서 9월 9일~12월 1일 펼쳐진다.
이 캠페인은 ‘도전, 루틴 21’, ‘브레이크(Break)4’, ‘더피크챌린지’ 등 3개 행사로 구성돼 있다. ‘도전, 루틴 21’은 청년들이 새로운 좋은 습관을 목표로 세우고 21일 동안 실천하는 과정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유하는 ‘자기 혁신’ 프로젝트다. ‘브레이크4’는 한강시민공원에서 청년들이 4가지 육체적 활동에 참가해, 한계 돌파를 시도하는 행사다. ‘더피크챌린지’는 참가 청년들이 유럽 알프스산맥의 최고봉 몽블랑 높이인 4807m를 한국의 북한산, 관악산, 설악산, 도봉산, 오대산 등에서 오르는 ‘지금, 한 걸음 더’ 캠페인의 하이라이트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설 때 얻는 자신감이 인생의 난관을 극복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뜻에서 기획된 행사다.
전재호 한국소비자포럼 대표는 “불투명한 경제적 사회적 환경 때문에 우리 젊은이들은 많이 위축돼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청년의 기백과 도전 정신이 개인은 물론 한국의 미래를 열어 줄 열쇠라서 이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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