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인터넷 플랫폼 신유형 서비스 이용자 보호방안 도출'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플랫폼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이용자 피해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KISA는 기존 플랫폼에서 발생한 이용자 피해 사례와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에서 나타난 권익 침해 현황을 모두 분석한다. 특히 인공지능(AI) 기반의 플랫폼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이용자 피해 사례를 발굴하고 보호 방안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권익 침해 사례뿐 아니라 피해 유형의 패턴을 도출하고 주요 선진국별 대응 현황도 파악한다. 조사 분야는 △배달 △여객 △오픈마켓 △재능마켓 △웹툰·웹소설 △스트리밍 △숙박 △패션 등 8개 부문이다.
보호 방안엔 플랫폼 이용약관, 해외 플랫폼 피해 사례, 국가별 대응 현황이 함께 담길 예정이다. 한국소비자원·온라인피해 365센터 등을 통해 접수된 이요자 주요 피해 유형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KISA는 대표적인 플랫폼 피해 사례로 네이버를 지목했다. 네이버가 자사 오픈마켓 상품이 쇼핑 검색에서 우선 노출되는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조정한 사례를 언급한 것. 공정거래위원회는 "네이버는 오픈마켓 사업 초기부터 성장 과정에 맞춰 자사 서비스에 유리한 방향으로 검색 알고리즘을 지속적으로 조정·변경했다"며 "그 결과 오픈마켓 시장에서 네이버의 점유율이 급격히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과거 네이버가 온라인 포털 뉴스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는 의혹도 언급됐다. 국민의힘은 최근 '포털 불공정 개혁 태스크포스(TF)'를 띄우고 네이버 본사를 찾아 기사 노출 알고리즘을 공개해야 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네이버가 알고리즘을 조작해 '좌편향 기사'를 노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AI 서비스의 새로운 피해 유형으로는 데이터 유출이 지목됐다. 개인화된 맞춤형 기능을 제공하는 AI 서비스를 이용할 땐 이용자 개인정보 노출에 따른 데이터 주권 침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KISA는 "AI 서비스의 특성상 원활한 서비스 이용을 위한 데이터 입력 등 학습이 필요조건"이라며 "서비스 이용자는 결국 인공지능 사용자 주체인 동시에 데이터 공급자라는 한계가 존재한다"고 했다.
AI 기반의 추천 알고리즘으로 이용자 편익이 저하될 수 있다는 문제도 예시로 거론됐다. 플랫폼에 입력된 소비 패턴이나 이용률 등을 근거로 같은 상품을 이용자마다 다른 가격에 판매하는 사례를 대표적인 권익 침해로 지목한 것이다.
실태조사와 보호 방안이 담긴 보고서는 오는 11월 중순께 나올 계획이다.
KISA는 "인터넷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이용자 권익 침해 현황, 분야별 특징, 피해 유형 패턴 도출, 주요 선진국별 대응 현황을 조사 분석하고 AI 기반의 신유형 플랫폼 서비스의 등장·확장에 따른 이용자 피해 사례 발굴과 보호 방안을 도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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