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휴가 내면 9일 쉰다"…황금연휴 예고에 직장인들 '들썩'

입력 2024-08-27 15:02   수정 2024-08-27 15:16


"여름휴가를 너무 일찍 다녀왔다 싶었는데 황금연휴가 하나 더 생긴다니 이건 정말 여행 가라는 것 같아요."

지난 6월 이른 휴가를 다녀온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해외 여행지를 급하게 찾아보고 있다. 국군의날(10월1일) 임시공휴일 지정 추진 소식을 접하면서다. 때마침 개천절(10월3일)과 징검다리 연휴라 연차를 이틀 내면 6일가량 길게 쉴 수 있다는 계산이 섰다. 김씨는 "가격 오르기 전에 일단 예약부터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국군의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여행업계가 분주해졌다. 추석 연휴 해외 패키지 예약률이 이미 지난해 연휴 기준 90%를 넘어선 가운데 또 한 차례 황금연휴가 추가되면서 업계는 추가 프로모션과 항공권 확보로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여당 요청에 따라 국군의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군 사기 진작뿐 아니라 휴일을 늘려 내수 소비 활성화에 나선다는 취지다. 다만 여행업계에선 내수 활성화라는 당초 취지와 별개로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통상 연휴가 길어지면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난다. 평소 긴 휴가를 내기 부담스러운데 하루이틀 정도만 연차를 내면 길게 쉴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달로 다가온 추석 연휴(9월16~18일) 주요 여행사의 해외 패키지 예약률은 이미 작년의 90%를 넘었다. 연휴가 가까워질수록 단거리 예약 증가세가 늘어나므로 전년도 예약률을 상회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업계는 임시공휴일 지정이 확정되면 이 기간에도 신규 해외여행 예약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원투어에 따르면 지난해 임시공휴일(10월2일) 공식 지정 발표가 이뤄진 8월31일 이후 예약률이 증가한 전례가 있다. 당시 한 주간 신규 예약률은 직전 주(8월24~30일) 대비 53.8% 급증했다.

업계는 이틀 연차로 최장 6일까지 쉴 수 있어 동남아, 일본, 중국 등 단거리 여행지 중심 신규 수요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관련 프로모션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임시공휴일) 확정 발표시 프로모션 기획전을 오픈할 예정이다. 단거리뿐 아니라 장거리 여행 등 추가 신규 예약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교원투어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임시공휴일 지정 발표 이후 예약률이 크게 증가한 만큼 여행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4~5일 일정으로 떠나기 좋은 일본과 중국, 동남아, 대만 등에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추석, 개천절, 한글날(10월9일) 등 황금연휴 기획전을 이미 운영 중이다. 단거리 중심 여행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랑풍선 관계자도 "추석 황금연휴에 이어 해외 패키지여행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프로모션 출시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임시공휴일 해외여행 수요 증가는 내수 활성화라는 임시공휴일 지정 취지가 무색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해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10월2일을 임시공휴일을 지정하자 이 시기에 해외여행이 급증했었다.

통계청 '2023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당시 교통비 가운데 항공요금 등 기타운송 항목이 45.7% 증가했다. 패키지 여행상품 관련 단체여행비도 150%가량 크게 늘었다. 당시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6일 연휴가 생기며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지난해 임시공휴일은 추석 연휴와 겹쳐 해외여행 수요가 많이 늘어난 측면이 있다"면서도 "올해도 징검다리 연휴지만 연차 사용시 길게는 6일까지 쉴 수 있는 만큼 단거리 여행지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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