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구 지정 전부터 해당 지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기업들은 ‘역차별’을 호소하고 있다. 신규 투자에 대한 지방세 감면율이 신규 입주 기업보다 낮거나 법인세 감면 혜택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신규 투자 유인이 크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정부가 제시한 인센티브가 이미 시행 중인 각종 감면·지원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다. 대표적인 게 세제 지원이다.
기획재정부가 참여하는 지방위는 특구로 이전하는 기업에 2026년 말까지 취득세를 100% 감면하고 재산세도 5년간 100%, 이후 5년간 50% 줄여주기로 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 89개 시·군·구로 이전하는 기업도 똑같은 혜택을 받는다. 현재 지정된 특구 중 경북 상주와 안동, 부산 동구, 경남 고성, 전남 해남 등 8곳은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지방위는 또 20개 특구에서 공장 신·증설에 나선 기업에 취득세 75%를 2026년 말까지 감면하고, 재산세도 5년간 75% 깎아주기로 했다. 이는 전국 1274개 산업단지 입주 기업에 주는 세제 혜택(2025년 말까지 취득세 75% 감면, 5년간 재산세 75% 감면)과 차이가 거의 없다. 이미 인프라가 갖춰진 산업단지 대신 새로 조성되는 특구에 기업이 들어갈 유인이 없는 셈이다.
이로 인해 기존에 발표된 기업들 외에 추가로 특구 이전을 결정한 기업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입주 의사를 밝힌 기업이 아직 없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주무 부처에 제도 개선을 건의했지만, 정부 차원의 움직임은 없다. 정부 관계자는 “문제가 있으면 제도 개선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기업은 투자 재검토에 들어갔다. 한 기업 관계자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해외로 투자를 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기회발전특구를 살릴 해법으론 ‘법인세율 지방 차등제’가 거론된다. 비수도권 지역에 투자하는 기업엔 법인세를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깎아주자는 것이다. 21대 국회에서도 여야가 관련 법안을 다수 발의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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