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어도어 대표 전격 교체…1인자 군림 문제였나 [종합]

입력 2024-08-27 17:51   수정 2024-08-27 18:21


그룹 뉴진스를 제작해 '뉴진스 맘'으로 불렸던 민희진이 어도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 자리는 HR(인사관리) 전문가인 김주영 신임 대표이사가 채우고, 민희진은 뉴진스 프로듀싱 업무를 지속한다는 게 하이브의 설명이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김주영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와 함께 민 전 대표는 어도어 사내이사직을 유지, 프로듀싱 업무를 그대로 맡게 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하이브와 민 전 대표와의 갈등이 불거진 지 약 4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대표이사 교체다.

그간 민 전 대표는 하이브가 제기한 경영권 찬탈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며 어도어 대표이사직을 필사적으로 방어해 왔던 바다. 지난 5월 열었던 2차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대표직을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당시 민 전 대표는 "프로듀싱과 경영을 분리해 전문 경영인을 둬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경영은 업력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20년 이상의 업력을 지닌 자신이 K팝 생태계를 잘 알기 때문에 경영에도 도움이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하이브의 경영 방침과 정면으로 대치됐다. 하이브는 '멀티 레이블 운용 원칙' 하에 경영과 프로듀싱의 분리를 추진해 왔다. 이에 따라 산하 레이블의 대표직을 전부 경영 분야 경력을 지닌 이들로 채웠다. 쏘스뮤직 김주영, KOZ엔터 이창우, 빌리프랩 김태호, 플레디스 이다혜 등이다. 유일하게 어도어만이 경영과 프로듀싱을 민 전 대표가 모두 총괄했다.

각 레이블이 '알아서 잘 돌아가야 한다'는 기조를 지닌 게 멀티 레이블 체제지만, 결과적으로 경영과 프로듀싱 권한을 한 사람이 쥐고 있는 어도어와 갈등이 불거졌다는 점에서 시스템에 흠이 갔다는 지적도 일었던 바다. 이전까지는 민 전 대표에게 전적으로 어도어를 맡겼지만, 문제점이 드러난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른 조치가 이번 대표 교체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이미 한 차례 하이브는 새 전략인 '하이브 2.0'을 공개하면서 "최근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하이브의 성장을 이끌었던 멀티 레이블 시스템에 보완이 필요한 사항은 없는지, 그리고 글로벌로 확장 적용 시에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근본부터 다시 살펴봤다"면서 "멀티레이블 시스템은 능력 있는 창작자들이 단기적 성패에 매몰되지 않고 창작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해주는 체계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구조"라고 강조했던 바다.

실제로 민 전 대표와의 문제점이 드러난 뒤 하이브는 멀티 레이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고심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 결과 더이상 '예외'를 두지 않고,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루겠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어도어는 "제작과 경영을 분리한다. 이는 다른 모든 레이블에 일관되게 적용돼왔던 멀티레이블 운용 원칙이었으나, 그간 어도어만 예외적으로 대표이사가 제작과 경영을 모두 총괄해왔다"고 짚었다.

사실상 대표 교체는 예상된 수순이었다.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 등을 내는 등 대표직을 사수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대응하는 와중에도 하이브 측 인사로 이사진을 교체했다. 이에 어도어 이사회가 1대 3 구도로 재편되면서 민 대표의 해임이 가까워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하이브가 즉각 추가 조치에 나서지 않아 사태의 향방에 궁금증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민 전 대표는 이제 해임되는 것이냐", "하이브는 언제쯤 움직이냐", "하이브가 추후 조치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더라" 등 다양한 말이 떠돌았다.

그 와중에 민 전 대표가 어도어 내에서 발생했던 성희롱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며 그의 리더십까지 도마에 올랐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하이브는 어도어 내부 안정화가 중요하다고 판단, 신임 대표에 유한킴벌리 인사팀장과 크래프톤 HR(인사관리) 본부장 등을 지낸 김주영 어도어 사내이사를 선임했다.

다만 민 전 대표의 프로듀싱 역량에는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민 전 대표는 데뷔곡 '어텐션(Attention)', '하입 보이(Hype Boy)'를 시작으로 '디토(Ditto)', 'OMG', 'ETA', '슈퍼 샤이(Super Shy)', '하우 스위트(How Sweet)' 등 뉴진스의 발매곡을 전부 히트시키며 프로듀싱 능력을 입증했다.

이에 하이브는 사내이사직을 유지한다고 밝혔으나, 이번 인사는 민 전 대표 의사와는 무관하게 이뤄진 것으로 또 한 번 파장이 예상된다.

민 전 대표 측은 "지난 24일 토요일에 기습적으로 대표이사 변경의 건으로 27일 이사회를 개최한다는 통보를 받아 이날 유선으로 참석했으며, 민 대표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대표이사 해임 결의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하이브의 조치를 "주주간계약의 중대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민 전 대표가 뉴진스 프로듀싱을 계속한다는 것과 관련해서도 "민 대표와 협의된 바 없고, 회사 측의 일방적인 통보"라면서 "입장에 대해서는 숙고하고 있으며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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