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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가 전략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테무의 소유주인 핀둬둬 (PDD)실적과 전망이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타나자 중국의 소비 침체가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핀둬둬는 전 날 하루만에 주가가 29% 폭락하면서 550억달러(73조원)의 시장 가치가 증발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가운데 가장 선전해온 핀둬둬의 폭락으로 알리바바 그룹과 징동닷컴도 홍콩 시장에서 5% 넘게 주가가 떨어졌다. 27일 뉴욕증시 개장전 거래에서도 미국예탁증서가 전 날 28.5% 하락에 이어 또 다시 0.5% 하락했다.
6월말로 끝난 분기에 10분기만에 처음으로 매출 증가율이 예상치를 크게 밑돈데다 향후에도 성장둔화로 매출과 이익이 필연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때문이었다. 시장에서는 이 회사가 해당 분기에 매출이 두 배 증가하고 2025년까지 마진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해왔다.
핀둬둬는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실업률이 높아진 최근 몇 년사이 저가전략과 공격적인 농촌 확장, 게임 요소의 결합 등으로 알리바바와 징동닷컴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으면서 성장해왔다. 중국에서 코로나 락다운이 시행된 2022년 저점에서 최근까지 주가가 6배 오르면서 창립자인 콜린 황은 이달에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으로 부상했다.
핀둬둬 마저 암울한 실적과 전망을 내놓자 이는 중국 경제의 둔화가 훨씬 심각하다는 것으로까지 해석되고 있다. 중국에서 가계 및 공공 지출은 GDP 성장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전 날 중국내 인기있는 패스트푸드 체인중 하나인 딘타이펑도 중국에서 12개 이상의 매장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달 스타벅스는 6월말로 끝난 분기에 중국 매출이 14% 급락했다고 밝혔다.
로베코 홍콩의 아시아 태평양 주식 책임자인 조슈아 크랩은 “가장 큰 문제는 중국 소비자의 약세”라고 말했다.
중국 경제의 주요 원동력인 소비는 작년 팬데믹 폐쇄에서 재개방 이후 잠시 지출이 반등했으나 올들어 약화되고 있다. 실업이 늘고 급여 삭감과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중국 소비자들이 지출에 신중해지면서 전기차 가격 전쟁도 벌어지고 있다.
중국 덕분에 호황을 누려온 글로벌 럭셔리 업체들도 지난해부터 중국내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다.
중국의 소매 매출은 2024년 상반기에 3%가 조금 넘게 증가했는데 이는 팬데믹 이전 시기의 통상 8% 증가율에 비해 절반에도 못미친다.
2분기에 중국인민은행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미래 소득에 대한 확신은 가장 철저한 코로나 봉쇄 기간이었던 2022년 말 이후 최악으로 떨어졌다.
설문 조사에 참여한 주민의 거의 절반이 취업이 "어렵고 힘들다"고 답했는데, 이는 2022년 말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또 설문 조사에 참여한 사람의 약 3분의 2가 더 많이 저축할 의향이 있다고 답해 작년에 기록된 역대 최고치에 근접해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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