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 에너지 붐에 밀려났는데"…폐쇄 원전, 부활시킨 이유

입력 2024-08-28 13:56   수정 2024-08-28 14:09



미국과 일본 등에서 폐쇄된 원자력 발전소를 재가동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전기차 확산 등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인공지능(AI) 붐으로 급증한 전력 수요에 대응하면서 탄소 배출도 줄이려면 다른 선택지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에너지 기업들은 미국 내 퇴역 후 해체를 추진했던 원자로 22기 가운데 상당수에 대해 재가동을 추진하거나 검토 중이다. WSJ는 "한 업계 관계자는 1979년 멜트다운 사고가 난 스리마일 원전 2호 원자로 옆의 1호 원자로도 재가동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스리마일섬 원전 1호 원자로는 2019년까지 가동된 후 폐쇄됐다 .

업계가 낡아서 폐쇄된 원전 재가동까지 검토하는 것은 급증하는 전력 수요 때문이다. 원전을 새로 지으려면 10년 이상이 걸리지만 폐원자로를 재가동하는 것은 수년 정도의 준비만 하면 된다. 미 연방정부도 심각한 전기 에너지 부족에 대비해 원전 재가동을 위한 인허가와 자금 지원에 나섰다.

미시간주 팰리세이드 원전은 미국에서 폐쇄 후 재가동을 준비 중인 최초의 원전이다. 1971년 지어진 800㎿ 규모의 이곳은 운영사의 재정난으로 2022년 가동을 중단했다. 원자력 기업 홀텍 인터내셔널이 2022년 원자로 등을 인수해 곧바로 운영을 재개하기로 하고 보수 작업을 진행중이다. 2025년 10월 가동을 재개하는 게 목표다.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통해 팰리세이드 원전 재가동을 위해 15억2000만달러(약 2조560억원)의 자금을 대출해주기도 했다.

다른 에너지 기업 넥스트에라는 아이오와주의 유일한 원전이었던 듀안아놀드에너지센터 가동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1975년 지어진 듀안아놀드 원전은 2020년 폭풍에 냉각탑 등 시설이 파손되면서 운영이 중단됐다.

미국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가동 중단됐던 54개 원자로 가운데 지금까지 10기의 원자로를 재가동시켰다. 추가로 원자로 15기에 대한 재가동 인허가도 진행 중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운영 불가 판정을 받은 후쿠이현 쓰루가 원전과 같이 주변에 지진이 우려되는 곳을 제외한 나머지 원자로의 재가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1970년대 지어진 원전을 재가동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에 지어진 원전은 해수면 상승, 극심한 강우 및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에 대비가 미흡한 경우가 있고, 용융된 연료가 원자로 바닥으로 샐 수 있어서다. 기업들은 이에 대비해 원자로 주변의 차폐물을 냉각을 위해 전기 워터 펌프를 대신 중력 공급식 탱크를 설치하는 등 안전성을 높이는 설계를 검토 중이다. 기존 아날로그 시스템에 새로운 컴퓨터 제어 시스템을 추가 설치하고 사이버 테러에 대비해 보안 기능을 업그레이드 하는 등의 작업을 하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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