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 모집인원의 80%, 수시로 뽑는다

입력 2024-08-28 16:36   수정 2024-08-28 16:37

2025학년도 대입 수시전형 원서 접수가 다음달 9일부터 시작된다. 이번 대입 전체 모집인원 가운데 수시전형으로 79.6%를 선발해 최근 5년간 수시 비중이 가장 높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험생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경쟁력을 고려해 정시와 수시 전략을 세워 준비하면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정시 경쟁력 고려해 수시 전략 세워야
이번 대입 수시전형에서 서울권 대학은 학생부종합전형, 경인권과 지방권은 학생부교과전형이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서울권 대학은 전체 수시 선발 인원 중 53.1%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한다. 이어 교과(25.6%), 논술(13.0%), 실기·실적(8.3%) 순이다. 경인권은 교과(45.7%), 종합(32.9%), 실기·실적(10.7%), 논술(10.6%) 순으로 서울권에 비해 교과 비중이 매우 높다. 지방권 역시 교과(68.1%)가 압도적으로 높다. 이어 종합(23.6%), 실기·실적(7.4%), 논술(0.9%) 순이다.

수험생들은 지원 대학의 원서 접수, 자기소개서 입력 기간, 전형 일정(면접·실기·논술고사 등), 서류 제출 기한(농어촌·특별 전형 등), 단계별 전형의 1단계 합격자 발표 일정 등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의 대학이 다음달 9일부터 14일까지 5일간 모집하지만 3일만 시행하는 대학도 있다. 일부 이공계 특성화 대학은 자기소개서, 교사 추천서, 우수성 입증 자료 등의 기타 서류를 요구한다. 지원하기 위해서는 활동 보고서나 어학 증빙 등 서류 제출 일정을 확인해 미리 준비해둬야 한다.

대학별 고사 일정도 매우 중요하다. 학교에 따라 수능 전에 치르거나 후에 치르는데, 수시에 합격하면 정시 지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능 경쟁력이 높은 학생일수록 정시를 고려한 수시 전략을 세워야 한다. 대성학원은 “수능에 강한 학생일수록 가급적 수능 후 대학별 고사를 치르는 대학에 지원한 뒤 추후 수능 가채점 성적을 토대로 고사 응시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올해 수능 전 논술을 치르는 곳은 가톨릭대(의약학 제외), 단국대(인문), 상명대, 서경대, 성신여대, 서울시립대, 을지대, 연세대, 홍익대 등이다.

정시 방향성을 정했다면 다음은 수시 지원 대학을 설정할 차례다. 수시는 정시로 갈 수 있는 대학보다 조금 높게 잡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생기부와 대학별 고사 준비 정도, 수능 경쟁력 향상 정도에 따라 수시 지원 대학의 선이 달라질 수 있다. 모의고사 성적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면 수시에선 적정 또는 소신 지원을, 모의고사 성적이 정체하고 있다면 수시에선 적정 또는 안정 지원을 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다.
○‘수능 최저’ 맞추면 수시 합격 가능성도↑
수능은 정시전형뿐만 아니라 수시전형에서도 중요한 요소다. 수능 경쟁력을 토대로 정시와 수시의 지원 가능 대학을 점검했다면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특히 논술전형은 많은 대학이 수능 최저기준을 적용하는데, 이를 충족하지 못해 탈락하는 경우가 많아 최초 경쟁률과 실질 경쟁률 간 차이가 크다. 수능 최저 기준만 맞춰도 합격 가능성이 올라가는 셈이다.

논술뿐만 아니라 학생부 교과·종합에 수능 최저기준을 적용하는 학교도 많다. 일부 상위권 대학과 의약학계열은 충족 기준도 까다롭다. 수능에 강점이 있는 학생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대성학원은 “수능 최저기준이 적용되는 전형에 지원할 경우 합격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수능”이라며 “마지막까지 수능 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입시 최대변수는 ‘n수생 규모’
입시업계는 올해 입시의 최대 변수로 ‘n수생의 유입 규모’를 꼽는다. 입시 전문가들은 특히 의대 정원 확대에 따라 예년보다 상위권에 속하는 n수생이 많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위권 n수생이 대거 유입될 경우 수시전형의 수능 최저기준에 부합하기가 어려워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n수생 전체 수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은 수능 통계 자료, 연도별 학생 수 변화 추세 등을 종합 감안할 때 2025학년도 입시에 도전하는 n수생이 17만8000명 내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20년 만에 접수자 기준 최고 수치였던 2024학년도(17만7942명)에 비해 높은 수치다.

수험생들이 상향 지원하는 경향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종로학원이 2025학년도 수험생 2016명을 대상으로 수시 지원 성향을 조사한 결과 수시 지원 6회의 상향, 적정, 하향 지원 의사가 각각 47.2%, 38.6%, 14.2%로 나타났다. 의대 정원 확대, 상위권 이과 쏠림 현상에 따라 작년보다 일반 학과들의 합격선이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서다.

의대 쏠림 현상은 올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종로학원 조사 결과, 지방권 의대와 서울대 이공계를 동시에 합격할 경우 지방권 의대를 선택하겠다는 비율이 56.5%, 서울대 이공계 선택이 43.5%였다. 수도권 의대와 서울대 이공계를 동시에 합격할 때엔 수도권 의대가 69.6%, 서울대 이공계가 30.4%로 나타났다. 최상위권의 의대 선호 경향이 짙어진 셈이다. 반도체, 첨단학과 등 대기업 계약학과보다 의대를 선호한다는 응답도 67.5%로 높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번 입시에서도 서울대를 제외한 반도체, 첨단학과 합격선이 의대 수준까지는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며 “의대와 중복 합격으로 인한 수시 추가 합격자가 작년보다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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