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리금융,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이사회 통과…인수가 1.5조

입력 2024-08-28 10:29   수정 2024-08-28 10:41

이 기사는 08월 28일 10:2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이 이사회를 열어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의 패키지 인수안을 승인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취임 후 숙원으로 삼아온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조(兆) 단위 인수합병(M&A)으로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대한 최종 주식매매계약(SPA) 내용을 승인했다. 가격은 동양생명 지분 75%와 ABL생명 지분 100%를 합쳐 1조5000억~1조6000억원 수준으로 확정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이번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인 데다 실사 과정에서 별다른 걸림돌이 나오지 않으면서 이번 인수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소유한 중국 다자보험그룹 측도 연내 보험사 매각을 마무리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방침을 세운만큼 양측 협상도 속도를 냈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한 번에 인수하면서 생명보험 사업에서도 다른 금융그룹과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됐다. 3월 말 기준 동양생명의 자산은 32조4402억원, ABL생명 자산은 17조4707억원이다. 단순 합산하면 총 49조9109억원이다.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신한라이프생명, NH농협생명에 이어 여섯 번째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오는 8월 출범 예정인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우리금융 비은행 강화의 선봉에 설 전망이다. 두 회사의 연간 순이익을 단순 합산하면 3761억원으로 지난해 우리금융그룹 순이익의 14.3%에 해당한다. 우리금융그룹의 자금 운용 규모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동양생명의 운용자산 규모는 30조9396억원(3월 말 기준)이다. 우리자산운용과 시너지를 꾀해 그룹 전반의 자산 운용 능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마지막 변수는 금감원의 M&A 승인 여부다.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최종 인수를 위해서는 당국의 인허가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에 따르면 일반회사나 금융회사가 다른 금융회사의 최대주주가 되려면 최근 1년간 기관 경고 조치 등을 받은 사실이 없는 등 대주주 적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금융지주사의 경우 규정상 대주주 적격 심사를 거치지 않고 자회사 편입 승인을 거치면 M&A가 완료된다. 규정과 무관하게 이복현 금감원장이 나서서 “책임을 묻겠다”라고 강경 발언을 연일 쏟아내는 등 금융당국이 현 경영진의 책임을 압박하면서 행정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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