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바이든 행정부, 팬데믹 때 콘텐츠 검열 압박"

입력 2024-08-28 12:46   수정 2024-08-28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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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사진)가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팬데믹 관련 콘텐츠를 검열하도록 압력을 가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내렸던 몇몇 조치에 대해 후회한다고 밝히며, 이번 대선에서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키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과거 친(親)민주당 행보와는 다른 모습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최근 하원 법사위원장인 짐 조던(공화당)에게 보낸 서한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이 몇 달 동안 페이스북 팀에 반복적으로 압력을 가해 유머, 풍자 등을 포함한 일부 코로나19 콘텐츠를 검열하도록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정부의 압박은 잘못됐다”며 “이에 대해 더 노골적으로 말하지 않은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커버그 CEO는 “궁극적으로 콘텐츠를 삭제할지 말지는 우리의 결정이었으며, 모든 결정, 특히 코로나19와 관련된 변경 사항에 대해서는 우리가 책임을 진다”고 썼다. “어느 방향이든 행정부의 압력으로 인해 콘텐츠 기준을 타협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느낀다.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면 반발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도 강조했다.

이에 백악관은 “팬데믹이라는 치명적인 상황에 직면했을 때, 행정부는 대중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책임감 있는 행동을 장려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FT는 “저커버그의 예상치 못한 발언은 백악관이 콘텐츠 조정 정책과 집행 절차에 영향을 미치려고 시도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이라며 “11월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 대한 비판을 표출했다”고 해석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법사위원회는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저커버그의 서한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승리”라고 간주했다. 법사위는 “페이스북이 미국인들을 검열했다고 저커버그가 인정했다”고 알렸다.

저커버그는 이번 대선에서 선거 인프라를 지원하기 위한 기부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서한을 통해 밝혔다. 그는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부인 프리실라 챈과 함께 4억달러의 자금을 선거 관련 비영리단체에 기부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투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당시 공화당 측은 이러한 지원이 민주당을 돕기 위한 불공정 행위라고 비판했다. 서한에서 저커버그 CEO는 “(이번 대선에서) 나의 목표는 중립을 지키고 어떤 식으로든 역할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적었다.

저커버그의 서한은 최근 텔레그램 CEO 체포 사건에서 촉발된 SNS의 기능에 대한 논란과도 유관하다고 FT는 설명했다. 언론의 자유와 온라인상에서의 대중 안전 사이에서 어떤 가치를 더 우선시할 것인가에 대한 담론이 펼쳐지고 있다. X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그동안 표현의 자유를 지속해서 강조해왔고, 마크 저커버그도 이번 서한을 계기로 자유라는 가치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보인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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