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년 된 항아리 깨버린 아이…박물관 측 "실수라 괜찮아"

입력 2024-08-28 22:18   수정 2024-08-28 22:19


3500년 된 고대 항아리가 4살 아이의 어린 호기심에 산산조각이 났지만, 해당 항아리를 전시했던 박물관 측은 오히려 너그러이 대처했다.

이스라엘 하이파에 있는 헤흐트 박물관은 기원전 2200~1500년 청동기 시대 흙으로 만든 질항아리가 관람객 아이의 손에 깨졌다고 27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번에 깨진 항아리는 거의 손상되지 않고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던 매우 드문 유물이었다.

박물관 쪽은 관람객들이 이 고고학 유물의 '특별한 매력'을 제대로 느끼려면 아무 장애물 없이 관람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 항아리를 박물관 입구에 유리 벽 같은 보호장치 없이 전시했다고 비비시(BBC)가 전했다.

사고를 낸 아이의 아버지는 "아들이 항아리를 살짝 밀어 넘어뜨렸는데,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궁금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항아리가 깨진 곳 옆에 아이가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처음에는 우리 아이가 한 일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헤흐트 박물관은 며칠 뒤 항아리를 깨뜨린 아이를 가족과 함께 다시 초청해 정식으로 전시장을 둘러볼 기회를 제공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전시품을 일부러 훼손하는 경우가 있고 그 경우엔 엄중하게 다루지만, 이 경우엔 어린아이가 실수한 것이어서 그것에 맞게 대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물관은 전문가에 맡겨 항아리를 복원할 방침이다. 아이의 아버지는 "복원된 항아리를 보면 마음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 같지만 더는 같은 항아리가 아니어서 미안한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이번 사고에도 불구하고 유물을 유리 벽 같은 보호장비 없이 전시하는 방침도 가능한 한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한편, 깨진 항아리는 다비드나 솔로몬 왕 시대 이전의 작품으로 가나안 지역 유물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주로 와인이나 올리브기름 같은 것을 담는 데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번에 깨진 항아리처럼 완전한 형태로 출토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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