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성범죄 징역 5년→7년 추진…텔레그램과 핫라인 구축"

입력 2024-08-29 17:53   수정 2024-08-30 01:51

사람 얼굴을 음란물에 합성해 유포하는 딥페이크 성범죄의 형사 처벌이 강화된다. 특히 청소년을 중심으로 딥페이크 성범죄가 확산하자 형사 처벌에서 비켜난 촉법소년의 기준을 낮추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딥페이크 음란물의 유통 경로가 되고 있는 메신저 텔레그램의 운영사와 정부 간 ‘핫라인’도 구축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29일 국회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관련 부처 긴급 현안 보고’를 받고 정부 유관부처와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당정은 현행 징역 5년인 허위 영상물 유포 등의 최대 형량을 징역 7년으로 높이기로 했다. ‘몰카’ 등 실제 촬영한 불법 영상물과 딥페이크 음란물을 같은 수준으로 처벌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텔레그램 측과 상시 협의할 수 있는 핫라인을 마련해 불법 딥페이크 음란물을 대상으로 한 자체 규제를 끌어내기로 했다. 국무조정실 산하에는 딥페이크 성범죄와 관련해 범정부 대응 전담팀(TF)을 설치한다. 김종문 국조실 1차장이 이끄는 TF는 30일 첫 회의를 할 예정이다. 교육부 홈페이지에 딥페이크 성범죄 신고 센터를 개설해 피해자에게 정신건강 의료·법률 지원을 하는 구상도 나왔다.

촉법소년(만 10세 이상~14세 미만) 기준을 낮추는 방안도 검토될 전망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딥페이크 성범죄를) 하는 사람, 하고 싶어 하는 사람 중 촉법소년 연령인 사람도 많을 수밖에 없다”며 “21대 국회에서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촉법소년 연령 하향과 같이 국민 열망이 큰 제도도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딥페이크 처벌 강화를 위해 다양한 추가 입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우리나라는 딥페이크 게시물을 유포한 자를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제작한 사람은 처벌 대상에 포함하지 않은 상태”라며 “이런 입법 공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같은 당 김장겸 의원은 인터넷 포털 등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인공지능(AI) 생성물 표기를 의무화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한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범죄 영상물에 대응하기 위해 프랑스 수사당국에 긴급 공조 요청 서한을 보냈다고 이날 밝혔다. 텔레그램 문제와 관련해 상시 협력관계 구축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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