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태풍 '산산' 상륙한 日…역대급 폭우에 225만명 대피령

강풍과 호우를 동반한 사상 최강 위력의 제10호 태풍 ‘산산’이 29일 일본에 상륙해 느리게 이동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산산은 이날 규슈에 상륙한 뒤 오후 3시 현재 규슈 서쪽 나가사키현 운젠시 부근에서 시속 15㎞ 속도로 이동 중이다. 태풍 중심기압은 985hPa(헥토파스칼)로 태풍 중심 부근 최대 풍속 초속 30m, 최대 순간풍속 초속 45m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기상청은 전날 가고시마현 등에 내린 폭풍, 파도, 해일 ‘특별 경보’를 ‘경보’와 ‘주의보’로 전환했다. 이번 태풍으로 인한 예상 강수량은 30일 낮까지 24시간 동안 규슈와 시코쿠 각 400㎜, 도카이(혼슈 중부) 300㎜, 긴키(혼슈 중서부) 200㎜ 등으로 예보됐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관계 각료회의에서 “계속해서 최대급 경계를 할 필요가 있다”며 피난 주민 지원, 정전 복구 등 재해 대응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지시했다.

태풍 산산은 오전 8시께 규슈 가고시마현 사쓰마센다이에 상륙했다. 이로 인해 미야자키, 가고시마, 구마모토, 나가사키, 후쿠오카현 등에 많은 비가 내렸다. 오이타현 사이키에 오후 2시까지 48시간 동안 579㎜의 비가 내려 이 지역 역대 최고 강수량을 기록했고, 미야자키현 미사토초 일부 지역에선 평년 8월 한 달 강우량의 1.4배인 791㎜의 비가 쏟아졌다.

일부 지역에는 산사태 경계 경보나 강 범람 위험 경보도 발령됐다. 규슈에선 25만 가구에 정전이 발생했다. 태풍 상륙을 앞두고 규슈 남부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 구마모토현에서는 113만여 가구, 225만여 명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강풍과 폭우로 인적 피해도 잇달아 발생했다. NHK가 집계한 태풍 피해 현황에 따르면 3명이 사망하고 85명이 다쳤으며 1명이 실종됐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