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리조트 회원이 된 황모 씨(45)는 버틀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리조트를 택해 회원권을 구입했다. 한 리조트에서 회원권 구입 전 미리 서비스를 경험해볼 수 있는 ‘체험 객실’을 투숙하고 나서다. 황 씨가 구입한 리조트 회원권은 최소 가격이 1억원을 넘는다. 그만큼 일반인과는 차별화된 대우를 원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체크인 시간에 맞춰 대기하고 있어 짐을 들어주고, 전용 라운지에서 차를 마시며 체크인을 진행한 후 객실까지 에스코트 받는 과정 등 버틀러 서비스를 받아보고 나니 고가임에도 회원권을 구입할 만하다 싶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후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국내 럭셔리 리조트들이 프리미엄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특히 버틀러 서비스를 도입한 국내 리조트 회원권이 인기다. 버틀러 서비스는 고급 리조트들이 운영하는 고객 전용 프라이빗 서비스로, 일종의 ‘집사 서비스’라 할 수 있다. 해외에선 고급 리조트나 호텔들이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지만 국내에선 아직 낯설다.
30일 이랜드파크에 따르면 자사 럭셔리 리조트 브랜드 ‘그랜드켄싱턴 설악비치’의 회원 가입수가 올해 들어 지난해의 두 배 이상 급증했다.
그랜드켄싱턴은 이랜드파크가 새롭게 선보인 럭셔리 독자 브랜드다. 현 켄싱턴호텔앤리조트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최상위 등급이다. 그랜드켄싱턴의 첫 번째 럭셔리 리조트인 그랜드켄싱턴 설악비치는 2026년 강원도 토성면에 1만5285㎡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그랜드켄싱턴 설악비치 회원권 구매자가 늘어나게 된 데에는 고소득층이나 부유층 고객들 사이에서 ‘버틀러 서비스’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다. 중요한 편의물품 구비나 리조트 이용 시 애로사항을 1대 1로 즉각 해결해주는 것은 물론 일부 리조트에선 단지 내·외부 투어 등도 제공한다.
그랜드켄싱턴 설악비치에선 리조트 회원권 분양부터 실제 투숙까지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위해 신설된 버틀러팀에서 제공된다. 회원권 비용이 1억3000만원에서 2억8000만에 달하는데 최근 들어 문의가 늘고 있다는 게 이랜드파크 측 설명이다.
이 서비스가 본격 입소문을 탄 것은 이랜드파크가 그랜드켄싱턴 설악비치가 들어설 용지 바로 옆에서 운영 중인 ‘켄싱턴리조트'에 '체험 객실'을 마련해 놓으면서다. 회원권 판매 전 선(先)체험 객실 사전 오픈은 리조트 업계에선 최초다. '켄싱턴 노블리안 오션뷰'로 이름을 붙인 이 객실은 그랜드켄싱턴 설악비치의 인테리어 자재와 디자인을 그대로 구현해 예비 회원들이 투숙하며 먼저 분위기를 느껴 본 뒤에 회원권을 구매할 수 있다.
회원권 구매를 고민하는 예비 회원들을 위해 작년 8월부터 6개 객실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투숙객 70%가 회원권을 구매하고 돌아갈 정도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그랜드켄싱턴은 버틀러 서비스가 회원권 판매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으로 아예 전담 조직을 따로 만들었다. 지난 4월 신설한 서비스 혁신 전담 조직인 ‘서비스 인재 개발 센터’다. 이 조직은 VIP 서비스 전문가 육성, 버틀러 서비스 강화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그랜드켄싱턴의 가치를 높이는 게 목적이다.
리조트 관계자는 “해외 고급 호텔에서는 버틀러 서비스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며 버틀러를 양성하는 전문학교도 운영되고 있는데 국내에선 아직 서비스 제공 호텔이 많지 않았다는 점에 착안해 서비스를 도입했는데 호평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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