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찰차 사망' 40대, 파출소 문 두드릴 때 경찰관 4명 '쿨쿨'

입력 2024-08-30 16:02   수정 2024-08-30 16:22



최근 경남 하동경찰서 진교파출소 순찰차 뒷좌석에서 40대 여성이 36시간 동안 갇혀 있다 숨진 사고는 경찰의 총체적인 부실 근무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경찰청은 30일 사건 진상조사 결과 브리핑을 열고 "당시 파출소 경찰관들이 기본 근무를 규정대로 하지 않아 피해자를 일찍 발견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못한 과오가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숨진 A 씨가 순찰차에 들어간 뒤 숨진 채 발견되기까지 해당 순찰차를 7번이나 순찰해야 했던 것으로 드러나며 부실 근무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자체 진상조사에 따르면 숨진 A 씨가 순찰차에 들어간 지난 16일 오전 2시 12분 파출소에는 경찰관 4명이 근무 중이었다.

이 중 2명은 파출소 내에서 상황 근무, 나머지 2명은 대기 근무하는 상태였다.

상황 근무자는 규정에 따라 현관문을 볼 수 있는 지정된 1층 자리에 앉아 신고 접수와 민원인 응대 등 업무를 해야 하고, 대기 근무자들은 10분 내 출동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면서 파출소 내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시 상황 근무자 2명과 대기 근무자 1명은 모두 2층 숙직실에 있었고 대기 근무자 1명은 1층 회의실에서 쉬고 있었다.

이 때문에 A 씨는 순찰차에 들어가기 직전 파출소 현관문을 세 차례나 잡아당기거나 흔들었지만 아무도 이를 보지 못했고, 결국 A 씨는 이후 순찰차 쪽으로 가 잠기지 않은 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

규정상 차량을 주·정차할 때 문을 잠가야 하지만 경찰관들은 사고 순찰차를 지난 15일 오후 4시 56분쯤에 마지막으로 운행한 뒤 문을 잠그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A 씨가 차에 못 들어가게 예방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차에 들어간 이후에도 A 씨를 살리거나 일찍 발견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지만, 경찰관들은 근무를 제대로 서지 않아 이 기회마저 놓쳤다.

A 씨가 순찰차에 들어간 지난 16일 오전 2시 12분쯤부터 A 씨가 숨진 채 발견된 지난 17일 오후 2시쯤까지 36시간 동안 근무자들은 총 7회, 8시간 동안 사고 순찰차를 몰고 지역을 순찰하게 돼 있었지만, 이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또 근무 교대를 할 때 인수인계 과정에서 순찰차 청결 상태와 차량 내 음주측정기 등을 비롯한 각종 장비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해야 했지만 36시간 동안 3번의 근무 교대 과정에서 이마저도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지정된 순찰 근무(16일 오전 6∼7시, 오전 11∼낮 12시, 오후 2∼3시)와 근무 교대(16일 오전 8시 30분)를 제대로만 했다면 생전에 A 씨 사망 추정 시간 전 4번이나 발견할 수 있었던 셈이다.

경남청은 진교파출소 직원 총 16명 중 당시 휴가자 3명을 제외한 13명 모두를 하동경찰서 내 다른 파출소 등으로 전보 조처했다. 추후 근무 태만에 대한 장계 절차도 밟을 예정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 씨가 고체온증으로 사망했을 수 있다는 부검 1차 구두 소견을 내놨다.

사건을 계기로 경찰청은 시·도청별 3급지 지역경찰관서(11개 청 산하 480개 지역 관서)를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벌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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