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딥페이크(AI로 만든 진짜 같은 가짜 콘텐츠) 성범죄 영상을 시청만 해도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하기로 했다.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 수사에만 허용된 신분 위장 수사를 성인 대상 성범죄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종문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 주재로 첫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범정부 대책 회의'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각 부처가 수사·단속, 피해자 지원, 예방 교육, 플랫폼 관리 강화 등 분야별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을 점검하고, 부처별로 현재 추진 중인 신고접수, 교육, 수사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철저히 이행하기로 했다.
경찰은 지난 28일부터 집중단속에 착수했으며 검·경이 향후 수사 인력과 조직을 강화해 딥페이크 성범죄에 엄정 대응할 계획이다.
정부는 우선 성인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 수사에도 신분 위장 수사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현행법상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 수사에만 신분 위장 수사가 허용돼 있다. ‘n번방’ 피해자들이 범죄 집단의 조직적 유인 행위에 당해 성 착취물을 촬영당하고 일부는 유포돼 그들에게 불법 수익을 안겨주며 평생 씻지 못할 상처를 입은 사례가 청소년성보호법 개정으로 이어진 것이다.
정부는 허위영상물(딥페이크 성범죄 영상물)을 소지·구입·시청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도 신설할 계획이다. 또 딥페이크물 제작·유통에 대한 처벌기준을 상향하는 성폭력처벌특례법 등 법률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피해자들이 쉽게 신고하고 필요한 지원을 신속하게 받을 수 있도록 부처별로 운영 중인 신고접수 방법을 통합해 안내하고 허위영상물 삭제, 심리상담·법률·의료 지원 등 피해자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딥페이크 성범죄가 10대 청소년과 학교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교육부는 학교 내 피해 실태를 파악하고, 학생들이 딥페이크 영상물이 심각한 범죄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학교 내에서 예방 교육 강화 등 교육 현장에서의 구체적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온라인 상에서 딥페이크 영상물 등이 쉽게 제작, 유통, 확산되는 것을 막고, 불법 영상물이 신속히 삭제될 수 있도록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딥페이크 제작물 탐지 기술의 조속한 추가 상용화, 정보통신사업자의 책임과 관리 강화,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전문가 등 민간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해 10월까지 범정부 종합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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