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2년 새 미국증시를 주도하다 최근 일부 숨 고르기를 한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종목이 오는 9월로 점쳐지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계기로 다시 본격적으로 움직일 겁니다. 다만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큰 엔비디아 비중은 줄이고 여러 빅테크에 분산 투자할 시기입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한경닷컴 주최로 열린 ‘2024 한경 재테크쇼’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전 세계가 미국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여부를 주목하는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는 ‘다가오는 금리 인하, 재테크 전략 어떻게 바꿀까’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행사에서는 주식은 물론 부동산 분야 전문가도 연사로 나와 하반기 전망과 재테크 전략을 제시했다.
박 센터장은 “2025~2026년엔 미국 기준금리가 연 5% 수준에서 2%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 시기 미국 증시는 우상향하는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며 “상승장은 빅테크가 주도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엔비디아 비중은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최종 수요자인 빅테크가 ‘탈(脫)엔비디아’ 전략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엔비디아에 집중하기보다 반도체·인공지능(AI) 전반에 걸쳐 여러 빅테크에 분산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관심 종목으로는 브로드컴, TSMC, 퀄컴, ARM을 제시했다.
국내 증시에선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관련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윤지호 LS증권 리테일부문 대표(전무)는 “국내 경기가 지지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엔 ‘국장’(국내 증시)에서 수익을 내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한국 주식 시장에 장기 투자하려면 철저하게 밸류업에 의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배당을 꾸준히 늘릴 기업을 골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서울 핵심 지역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산 시장에 관해 “서울 집값의 추세적 상승세는 수년간 유지될 것”이라며 “물가, 자재값이 오르고 있기 때문에 집값이 상승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구가 줄어들수록 인프라를 갖춘 주요 도시에 인구가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나는 만큼 이런 지역 집값은 더 뛸 것”이라며 “주거 선호도가 높은 서울은 인구와 관계없이 우상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최근 금리 인하를 시사하며 재테크 패러다임 전환기가 도래한 가운데 이번 행사에 높은 관심이 쏠렸다. 행사장에는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300명 넘는 참석자가 몰려 북적거렸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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