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꽃게發 최저가 경쟁…일주일 새 가격 3차례 인하

입력 2024-08-30 17:33   수정 2024-08-31 01:12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햇꽃게를 두고 벌이는 10원 단위 최저가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경쟁사가 내리면 그보다 더 인하하는 가격 경쟁이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마트 꽃게 가격은 100g당 790원대까지 떨어졌다. 당초 800원대 후반~900원대에 책정됐지만 ‘최저가’ 타이틀을 두고 마트들이 가격을 10원씩 인하하는 경쟁이 촉발된 결과다.

두 달간 금어기가 끝나자 대형마트 3사는 지난 21일 일제히 꽃게 행사 가격을 발표했다. 롯데마트는 최근 5년간 자체 최저가인 893원에, 이마트는 950원에, 홈플러스는 990원에 내놨다. 행사 카드로 결제하거나 회원 포인트를 적립했을 때 적용되는 가격이다.

가격 경쟁은 이마트가 24일 서울 용산·자양점 등 수도권 주요 점포에서 880원에 꽃게를 팔기 시작하면서 격화했다. 이에 롯데마트는 871원으로 22원을 내렸고 이마트가 다시 7원 인하했다. 30일 롯데마트가 850원에 팔겠다고 발표하자 불과 몇 시간 후 이마트가 792원까지 가격을 내린다고 맞대응했다.

꽃게 한 마리가 200~250g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00g당 가격 차이는 몇십원에 불과하다. 이 가격을 아끼려고 멀리 있는 마트에 갈 소비자도 거의 없다. 그런데도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최저가 타이틀에 사활을 거는 것은 신선식품에서만큼은 쿠팡 등 e커머스보다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업계는 꽃게에서 촉발된 최저가 경쟁이 다른 품목으로 확산할 가능성에 주목한다. 폭염과 가뭄 여파로 전년 대비 시세가 70% 가까이 오른 배추가 대표적이다. 롯데마트는 다음달 4일까지 강원 고랭지 햇배추를 시세 대비 반값 수준인 포기당 4792원에 판매한다. 이마트가 신세계포인트를 적립하면 강원 햇배추를 4784원에 파는 행사를 연 데 맞불을 놓은 것이다.

하루 걸러 최저가가 바뀌는 10원 경쟁은 2010년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삼겹살 가격을 10원씩 잇달아 낮추면서 시작됐다. 2015년까지 이어진 최저가 경쟁은 e커머스 존재감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뜸해졌다가 최근 부활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마트의 마지막 보루인 신선식품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시작한 경쟁이 자존심 싸움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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