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강국' 스위스도 탈원전 철회

입력 2024-08-30 17:51   수정 2024-08-31 01:19

스위스가 2017년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한 탈원전 방침을 사실상 철회하고,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허용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스위스 연방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을 금지하는 법을 고쳐 원전 건설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위스 정부는 연내 해당 법률 개정안을 마련해 연방의회에 제출하고 내년부터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원자력법 개정안은 의회 심의와 국민투표를 거쳐야 발효된다.

스위스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2017년 국민투표를 통해 이듬해 신규 원전 건설을 금지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현재 스위스에서는 노후화한 원전 4기가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스위스 전력 생산의 약 60%는 수력발전으로 충당하고 원전이 35%, 태양광과 풍력발전이 나머지를 맡고 있다.

스위스 정부는 성명을 통해 “최근 몇 년간 전력시장과 에너지 정책 상황이 근본적으로 변했다”며 탈원전 방침을 철회한 이유를 밝혔다. 스위스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넷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전력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으로 전력 수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고 언급했다. 인공지능(AI) 기술 보급 확산 등으로 미래 전력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는 점도 반영됐다. 스위스 정부는 “원전이 폐기되면 부족한 전력을 자국 생산시설에서 보충해야 한다”며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재생에너지가 제때 충당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알베르트 뢰스티 스위스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 원전은 지정학적으로 불확실한 시기에 전력 공급을 장기적으로 더욱 안전하게 만드는 한 가지 가능성”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는 “스위스 정부의 움직임은 원자력의 미래를 두고 유럽 전역에서 벌어지는 논쟁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유럽 국가가 신규 원전 건설에 나서거나 원전 폐기를 연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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