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올 상반기 1조201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236억원) 대비 적자 폭이 열 배 늘어났다. 신협과 수협도 비슷한 처지다. 신협은 올 상반기 337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669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다섯 배 이상 불어났다. 수협의 올 상반기 순손실은 1586억원이다.
상호금융권이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것은 부동산 PF 부실이 확대되면서 충당금을 대폭 쌓았기 때문이다. 새마을금고는 올해 상반기에만 1조4000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신규로 적립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적립한 충당금 규모(1조2000억원)를 이미 넘어섰다.
올해 상호금융이 투자한 상당수 PF 사업장은 연체 상태로 전환된 상황이다. 금융사들이 금융당국 지침에 따라 대출만기 연장에 들어가지 않으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더 많은 충당금을 쌓도록 압박하면서 적자 폭이 커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체율도 일제히 높아졌다.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은 작년 말 5.07%에서 올해 6월 말 7.24%로 2.17%포인트 뛰었다. 특히 부동산·건설업 대출 등 기업대출 연체율이 이 기간 7.74%에서 11.15%로 3.41% 급등했다. 신협(3.63%→6.25%), 농협(2.65%→3.65%), 수협(4.14%→6.08%), 산림조합(3.41%→5.63%) 등도 연체의 늪에 빠졌다. 자영업자·소상공인의 부실이 확대된 영향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회수가 어려운 여신 비율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급증했다. 새마을금고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올해 6월 말 9.08%로 작년 말(5.55%) 대비 3.53%포인트 뛰었다. 신협(4.46%→6.85%), 농협(3.01%→4.07%), 수협(4.30%→6.02%), 산림조합(3.91%→6.10%) 등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대폭 상승했다.
자본 건전성마저 흔들리고 있다. 새마을금고의 순자본비율은 8.21%로 작년 말(8.60%) 대비 0.39%포인트 떨어졌다. 신협(6.76%→6.58%), 농협(8.71%→8.61%), 수협(5.20%→5.00%), 산림조합(10.80%→10.25%) 등 다른 상호금융사도 나란히 하락했다.
상호금융 가운데 농협만 1조5801억원가량 흑자를 거뒀다. 금융 부문에서 3조2265억원가량 이익을 본 영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협, 새마을금고 등과 달리 가계대출 비중이 45%로 높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협과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 비중은 각각 30%, 32%로 농협보다 낮다.
금융권에서는 부실해진 단위 조합(금고)의 통폐합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올해 금고 수를 최대 8개까지 줄이는 계획을 세웠다. 2018년(8개 합병) 후 6년 만에 가장 많다. 이미 상반기에만 4개 금고를 다른 금고와 합병했다.
금융권에선 새마을금고 및 농·수·신협의 실적 악화로 서민 등 금융 취약계층이 ‘대출 절벽’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대규모 순손실을 낸 저축은행업권은 이미 중저신용자 대상 신규 대출을 꺼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한종/서형교 기자 onebel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