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실행 방안은 △필수의료 수가 정상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전공의 수련 혁신 △의료사고 안전망 확충 등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가장 중점을 둔 필수의료 수가 정상화와 관련해선 올 하반기부터 상급종합병원의 800개 중증 수술 및 마취 수가 인상에 나서 3년 내 3000여 개 저수가 치료 행위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고난도 수술 수가가 미용 의료보다 낮은 왜곡된 수가 체계의 개선은 필수의료 의사들의 숙원이자 전공의들의 제1 요구사항이기도 했다.
상급병원 체질 전환과 전공의 수련 처우도 개선된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환자 비중을 현재 50%에서 3년 내 최대 70%로 올리고, 전문의와 진료지원(PA) 간호사 중심으로 운영된다. 전공의 비중을 40%에서 20%로 줄이고 전공의 수련 시간의 합리적 단축과 전공의 지도전문의에 대한 별도 지원금 등으로 수련 과정 내실화를 꾀한다. 의료사고에 대해서도 △배상 보험 및 공제 활성화로 고액 배상위험 완화 △대면조사 최소화 △최선을 다한 진료를 보호하는 형사 특례 법제화 등 안전망 구축이 이뤄진다.
1960년대 의료법 제정 이후 유지됐던 낡은 의료 체계를 뜯어고치는 60년 만의 의료 대개혁 작업이다. 또한 전공의들이 정부와 대화 선결 조건으로 제시한 요구 사항 중 증원 철회를 뺀 나머지 사항을 모두 들어준 것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미 형평성 훼손의 비난을 감수하고 전공의와 수련병원의 행정 처분을 철회·중단하는 ‘면죄부’를 줬다.
정부는 여기에 더해 의료인력 수급 논의기구를 연내 출범하고 2026년 의대 정원을 재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의료계에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도 했다. 정부가 양보할 수 있는 것은 다 양보한 만큼 의료계도 대화에 임해야 한다. 증원 전면 백지화만 고집하는 것은 국민 정서상 지탄만 받을 뿐이다. 집단행동을 풀고 대화의 장에 들어와 합리적인 타협안을 모색할 때 국민의 성원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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