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표는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당 연찬회 폐회식에서 “국민 건강과 생명은 절대적 가치이기 때문에 더 돌다리를 두드려가면서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는 말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의료개혁이 필요하고 의사 증원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더 좋은 대안이 있으면 좋겠다. 제 대안만이 유일한 정답이란 말씀을 드리는 건 아니다”고 밝혔다. 앞서 한 대표는 2026년도 의대 증원 유예안을 중재안으로 제시했으나 대통령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통령실 참모들을 향해서도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다. ‘일각에선 당정 갈등이 아니라 한정(한동훈·정부) 갈등이라고 한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 일각이 대통령실 일부인 것 같다”며 “그렇게 익명으로 말하는 것 자체가 상황을 그렇게 좋게 만드는 것 같진 않다”고 했다. 대통령실과의 감정싸움이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나는 아무런 감정이 없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한 대표를 향한 친윤계 인사들의 비판이 터져 나왔다. 의료개혁을 둘러싼 당정 갈등과 관련해서는 처음이다.
‘원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권성동 의원은 이날 연찬회 특강에서 “대통령 따로 가고, 당 따로 가서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예가 단 한 번도 없다”며 “(한 대표가) 설득해야지, 그냥 말 한마디로 툭툭 던진다고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대통령의 권력이 더 강하다”며 “더 강한 대통령과 함께 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당 지도부·원내 지도부가 더 많이 고민해야 하고, 의원들의 의사가 어디에 있는지 모으는 절차를 더 자주 밟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권 의원의 특강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서 “토론하고 언쟁하는 건 좋은 일”이라면서도 “불쑥 한마디 꺼내고 다음 날 언론에 대문짝만 하게 나오도록 하는 건 정부 정책 변화를 위한 노력이라기보다 대통령 정책에 반대한다는 걸 국민들에게 알리는 데 치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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