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애플과 엔비디아 등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빅3’가 일제히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는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 놓지 않으면 언젠가 도태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은 애플과 엔비디아의 오픈AI 투자 추진을 두고 “AI 경쟁 기반을 다지기 위한 필수적인 파트너십 구축 차원”이라고 해석했다.
업계에선 애플의 오픈AI 투자가 이례적이라고 봤다. 2016년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에 10억달러를 투자한 것을 빼면 애플은 스타트업에 투자한 적이 거의 없다. 오히려 원활한 부품 확보를 위해 제조 파트너사에 투자했다. 이번 애플의 투자 고려는 아이폰16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애플은 다음달 AI 기능을 적용한 아이폰16을 내놓는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오픈AI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음성 비서인 시리에 챗GPT 기능을 통합해 이용자의 질문에 바로 답할 수 있는 AI 비서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엔비디아의 노림수는 애플과 약간 다르다. 세계 AI 칩 시장의 80%를 장악한 엔비디아는 오랜 기간 오픈AI와 협력해왔다. 오픈AI는 엔비디아의 AI 칩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업 중 하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오픈AI 창립 때부터 최신 AI 가속기 초도 물량을 제공했다. 올 하반기에 납품하는 블랙웰 시제품도 오픈AI에 우선 제공했다.
오픈AI 지분 49%를 가진 MS와의 관계 강화도 이번 투자 논의의 배경이 됐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MS는 아마존을 제치고 세계 클라우드 시장 지배력을 키우기 위해 AI에 최적화한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 규모만 1000억달러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로선 이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칩을 MS로부터 최대한 많이 수주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빅테크들이 AI 서비스로 유의미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 ‘AI 버블’ 우려는 여전하다. AI로 거둬들일 수 있는 수익을 넘어서는 무리한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는 게 주된 이유다.
실제 오픈AI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IT 전문지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오픈AI는 올해 35억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직원이 늘고 AI 학습 관련 운영 비용만 최대 85억달러에 이르러 최대 50억달러의 적자를 낼 전망이다. 이번 신규 투자 유치 역시 이 같은 재무 상태와 유관하다는 분석이 많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비싼 가격에도 이 기술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단계엔 이르지 못했다”며 “빅테크는 향후 몇 년간 1조달러 이상을 AI 설비 투자에 쓸 테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거의 없다”고 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이해관계 다른 애플·엔비디아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은 애플과 엔비디아의 오픈AI 투자 추진을 두고 “AI 경쟁 기반을 다지기 위한 필수적인 파트너십 구축 차원”이라고 해석했다.
업계에선 애플의 오픈AI 투자가 이례적이라고 봤다. 2016년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에 10억달러를 투자한 것을 빼면 애플은 스타트업에 투자한 적이 거의 없다. 오히려 원활한 부품 확보를 위해 제조 파트너사에 투자했다. 이번 애플의 투자 고려는 아이폰16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애플은 다음달 AI 기능을 적용한 아이폰16을 내놓는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오픈AI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음성 비서인 시리에 챗GPT 기능을 통합해 이용자의 질문에 바로 답할 수 있는 AI 비서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엔비디아의 노림수는 애플과 약간 다르다. 세계 AI 칩 시장의 80%를 장악한 엔비디아는 오랜 기간 오픈AI와 협력해왔다. 오픈AI는 엔비디아의 AI 칩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업 중 하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오픈AI 창립 때부터 최신 AI 가속기 초도 물량을 제공했다. 올 하반기에 납품하는 블랙웰 시제품도 오픈AI에 우선 제공했다.
오픈AI 지분 49%를 가진 MS와의 관계 강화도 이번 투자 논의의 배경이 됐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MS는 아마존을 제치고 세계 클라우드 시장 지배력을 키우기 위해 AI에 최적화한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 규모만 1000억달러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로선 이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칩을 MS로부터 최대한 많이 수주해야 한다는 의미다.
○“돈 먹는 하마”…성과 시점은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AI 시장은 올해 1840억달러를 돌파해 2030년이면 826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챗GPT가 이끄는 생성형 AI 시장은 연평균 30% 이상씩 성장해 2027년이면 426억8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빅테크들이 AI ‘군비 경쟁’에 앞다퉈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하지만 빅테크들이 AI 서비스로 유의미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 ‘AI 버블’ 우려는 여전하다. AI로 거둬들일 수 있는 수익을 넘어서는 무리한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는 게 주된 이유다.
실제 오픈AI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IT 전문지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오픈AI는 올해 35억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직원이 늘고 AI 학습 관련 운영 비용만 최대 85억달러에 이르러 최대 50억달러의 적자를 낼 전망이다. 이번 신규 투자 유치 역시 이 같은 재무 상태와 유관하다는 분석이 많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비싼 가격에도 이 기술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단계엔 이르지 못했다”며 “빅테크는 향후 몇 년간 1조달러 이상을 AI 설비 투자에 쓸 테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거의 없다”고 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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