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사망' 배우 이지한, 동국대 명예졸업장 받았다

입력 2024-08-31 16:35   수정 2024-08-31 17:04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이지한이 동국대학교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최근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강당에서 학위수여식이 열렸다.

동국대는 이날 이태원 참사로 숨진 故 이지한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학위수여식에 참석한 고인의 부모님은 아들의 영정사진을 꺼내 품에 안은 채 단상 위로 올라갔다.

명예졸업장에는 '2018년 3월 본교 예술대학 연극학부 입학 후 소정의 학위과정을 이수하지 못하였으나 다양한 예술분야에서 활동하며 동국대학교의 명예를 드높이고 동문들의 귀감이 됐다'고 적혔다.

고인의 모친은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리는 지한이의 영정사진을 가지고 졸업식에 가고 싶지 않았다. 내 아들의 죽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학교에 지한이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 거 같아서 가슴 아리게 슬프지만 지한이의 영정사진을 비단 보자기에 싸서 들고 갔다"고 털어놨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강당 안으로 들어갔는데 졸업생 모두가 밝은 모습으로 부모님과 꽃다발을 들고 있었다. 그 모습들이 우리는 너무나 부러웠다"면서 "들어가는 순간부터 눈물이 흘렀다. 지한이의 졸업을 축하한다는 목소리는 어디서도 들리지 않았다. 우리 가족은 꽃다발을 준비하지 않았다. 받을 지한이가 우리 곁에 없는 게 너무 슬펐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이어 "명예 졸업장을 괜히 받으러 갔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졸업장을 받을 지한이도 없는데 그까짓 종이 한장이 뭐그리 중요할까. 인생이 너무나 허무하고 모든 게 의미없고 가슴에 불덩이가 들어있는 것 같이 숨을 쉬기가 어려운데 말이다. 주인공도 없는 졸업장이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답답한 생각에 우리 가족은 가슴속에 커다란 구멍을 하나 가지고 살고 있는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지한아 사랑하고 많이 많이 아주 많이 보고 싶다"라며 아들을 향한 절절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이지한은 2017년 Mnet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으로 얼굴을 알렸다. 2018년 동국대학교 예술대학에 입학해 연극학을 전공했고, 직업 역시 배우로 전향해 2019년 웹드라마 '오늘도 남현한 하루'에 출연했다.

고인은 지난 2022년 10월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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