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력이 있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은 노르웨이 공주가 31일(현지시간) 미국 국적의 '자칭 무속인'과 재혼했다.
AFP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메르타 루이스(52) 공주는 이날 노르웨이 예이랑에르 지역에 있는 한 호텔에서 오랜 연인인 듀렉 베렛(49)과 비공개 결혼식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하랄 5세 국왕의 장녀이자 왕위 계승 서열 4위인 메르타 루이스 공주는 2002년 작가였던 아리 미카엘 벤과 결혼해 슬하에 세 딸을 뒀다. 초혼 때도 '평민 작가'와 신분을 초월한 사랑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2017년 이혼했다. 전 남편인 벤은 2년 만인 2019년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메르타 루이스 공주는 같은 해 지인의 소개로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의 베렛과 만났고, 2022년 6월 약혼을 발표했다.
특히 메르타 루이스가 예전부터 신비주의와 대체의학에 경도돼 논란을 빚었던 터라 두 사람의 만남이 주목됐다. 메르타 루이스는 자신이 천사와 대화가 가능하고 예지력이 있다면서 이와 관련한 책을 내고 강연을 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공주 직함을 앞세워 돈을 번다는 비판도 받았다.
재혼 상대인 베렛도 코로나19 극복에 도움이 됐다는 허무맹랑한 주장과 함께 222달러(약 29만7000원)짜리 메달 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해 논란이 됐다. 그는 자신이 죽었다가 부활했고 2001년 9.11 테러를 2년 전에 예측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국 메르타 루이스는 약혼 발표 5개월 만인 11월 공주 직함은 유지하되 왕실에서 주어진 공식 업무를 중단하고 직위를 상업적으로 활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최근에도 라벨에 공주 직함을 새긴 주류 상품을 출시하는 등 여러 차례 약속을 어겼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노르웨이 대중들의 군주제 지지율은 2017년 81%에서 68%로 급락했으며, 메르타 루이스 공주 커플이 영향을 줬다고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는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메르타 루이스 공주는 전야제를 포함해 사흘간 진행되는 결혼식을 앞두고 자신에게 우호적인 잡지와 독점 보도 계약을 체결했다. 넷플릭스와는 다큐멘터리 제작 계약을 맺었다. 그간 언론이 자신을 '마녀사냥'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해온 그가 이번 결혼식을 둘러싼 비판 여론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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